KT, 김포시 지역화폐 발행… 블록체인 기술 기반 '100억' 규모

KT와 KT 엠하우스가 100억원 규모의 지역화폐 발행을 위한 '블록체인 지역화폐 플랫폼'을 올 연말까지 구축해 김포시에 적용한다고 17일 밝혔다.

이를 위해 KT와 KT 엠하우스, 김포시는 이날 경기도 김포시청에서 '김포시 전자형 지역화폐 구현'을 위한 3자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업무협약에 따라 발행·유통되는 지역화폐는 내년 상반기 김포시 지역화폐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이용할 수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는 90종 이상의 지역화폐가 연간 약 3100억원 규모로 발행되고 있다. 대부분의 지역화폐는 주로 실물 상품권 형태로 유통돼 휴대폰 결제와 같은 간편 결제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받지 못하고 있다. 발행된 지역화폐가 불법 경로를 통해 현금화되는 부작용도 해결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KT가 김포시에 도입하는 블록체인 지역화폐 플랫폼은 용도와 목적에 맞는 다양한 지역화폐 발행과 유통을 위한 플랫폼이다. KT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스마트 컨트랙트' 기술이 적용돼 코딩 가능한 화폐가 발행될 수 있으며, 중개자 없는 직접 결제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다. 또 데이터의 누락 없이 신뢰도 높은 정산이 가능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플랫폼에는 분산된 네트워크가 모든 결제(거래) 목록을 지속적으로 갱신하고 검증하는 '분산 원장 기술'이 적용돼 이중 지불, 위·변조, 부인 및 부정 유통 등을 원천 차단한다. 때문에 지방자치단체가 지역화폐를 보다 투명하게 관리하고 집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플랫폼을 통해 발행·유통되는 김포시 지역화폐는 태환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예를 들어 김포시장에서 지역화폐를 받고 생선을 판매하면 지역화폐가 아닌 현금을 본인의 은행 계좌로 즉시 입금 받는 것이 가능하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블록체인 기반의 지역화폐 중 태환 기능이 도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T는 해당 플랫폼을 바탕으로 김포시 지역화폐를 스마트폰 앱의 QR코드와 충전식 선불카드 형태로 서비스할 계획이다. 전국 160여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플랫폼을 확대·적용해 나갈 예정이며 전자 투표, 시민참여, 보상 등 지방자치단체의 행정 혁신을 위한 블록체인 기반의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김포시는 내년부터 지급되는 청년 배당, 산후조리비, 공무원 복지포인트 등의 일부를 해당 플랫폼 기반의 전자형 지역화폐로 지급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지역화폐를 구매할 때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등 지역화폐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고, 이용률 증대를 위해 온라인 쇼핑몰과 배달 서비스에 지역화폐를 적용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사용처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김포시 지역화폐 규모는 연간 약 100억원으로 추산된다.

문정용 KT 블록체인 사업화 TF장 상무는 "김포시에 도입할 블록체인 지역화폐 플랫폼은 민관이 함께 시민들에게 사용 편의성과 정보 투명성의 가치를 제공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도모할 첫 번째 성공 사례가 될 것"이라며 "KT가 전국 각 지역 자치단체들의 블록체인 기반 지역화폐 구현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