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롯데·신세계 등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면세점서 빠져
  • ▲ 스킨푸드ⓒ스킨푸드 로고
    ▲ 스킨푸드ⓒ스킨푸드 로고
    1세대 화장품 브랜드의 선구자 역할을 하던 스킨푸드가  위태롭다. 경영난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스킨푸드가 'K-뷰티' 성지라 꼽히는 주요 면세점에서 잇달아 철수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킨푸드는 지난 12일 롯데면세점 전 매장에서 철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온라인 면세점에서도 빠졌다. 신세계면세점도 지난 9일부로 전 매장과 온라인 면세점에서 빠졌다. 지난달엔 신라면세점 본점에도 철수했고, 갤러리아면세점에서도 빠졌다. 면세점 측은 스킨푸드가 빠지는 자리의 활용방안을 고심 중인 상황이다. 

    최근 면세점 내 K-뷰티 인기를 감안하면 스킨푸드 철수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관세청에 따르면 면세점에서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품목은 화장품으로 지난해 기준 전체 면세점 매출에서 52%를 차지하는 등 매년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물량 수급 문제 등으로 스킨푸드에서 먼저 철수하겠다고 요청이 온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매출이 저조해 철수하는 경우는 있지만 자체적인 문제로 브랜드가 면세점에서 빠지는 경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면세점뿐 대형마트에서도 철수하고 있다. 스킨푸드는 이달 초 대형할인점 내 입점한 자사 점포의 영업 중단을 알리기 위해 이마트·홈플러스 등에 긴급 미팅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 존속이 어렵다고 판단되는 매장을 순차적으로 폐점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스킨푸드의 계속되는 철수에 대해 본사 경영난이 수년간 누적돼 최근 물품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도 스킨푸드 온라인몰과 매장에서 판매 중인 대부분 제품이 품절 상태다.

    특히 경영난이 계속되면서 협력업체들에 납품 대금을 지급하지 못해 공장 부지 등을 가압류당하고 인력업체들에 대금을 미지급해 매장 직원 181명을 권고사직 당하기도 했다.

    화장품업계 관계자 역시 "올해 들어 가맹점과 온라인몰에 물품 공급이 수개월째 중단됐다"며 "누적된 적자로 공장 가동이 멈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위기감을 느낀 가맹점주나 소비자 이탈 가속화로 매장 폐업 도미노까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실제 전국 500여 곳 매장 가운데 300여 곳에 달하는 직영점 가운데 일부는 빠르게 폐점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맹점 역시 현재 스킨푸드 가맹점주들은 보증금과 판매수수료도 반환받지 못하면서 본사를 상대로 법적 대응까지 고려 중이다.

    한편 스킨푸드는 지난 8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2004년에 설립된 스킨푸드는 2010년 화장품 브랜드숍 중 매출 3위 기업으로 성장했다.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2016년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가 발생하면서 매출 감소를 겪어 지난해는 매출 1269억원, 영업손실 9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기준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약 169억원 초과했고 부채비율은 781%에 이르렀다. 2014년 이후 4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한 스킨푸드의 감사법인 안세회계법인은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한다"고 평가했다.

    스킨푸드 관계자는 "회생 노력과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제품 경쟁력, 그리고 국내 화장품 수출 호조 등 시장의 청신호를 기반으로 스킨푸드는 조속한 경영정상화를 위해 매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