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단위 투자 집행에서 분기 단위로 변경...시장 상황 민감 대응논란 많은 반도체업황에 선제적 대응 나서
  • ▲ SK하이닉스 M15 청주공장 준공식 행사 모습.ⓒ뉴데일리경제
    ▲ SK하이닉스 M15 청주공장 준공식 행사 모습.ⓒ뉴데일리경제
    SK하이닉스가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냈지만 시장의 우려는 좀처럼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올 4분기와 내년 1분기까지는 반도체 가격 조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며 SK하이닉스도 올해까지 대규모로 진행했던 투자를 내년부터 축소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여기에 반도체 시장에 보다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해 당분간 투자 계획도 연간 단위가 아닌 분기 단위로 집행한다는 계획이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전날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 반등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주요 증권사들도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목표가를 낮추는 추세였다.

    SK하이닉스는 전날 2018년 3분기 실적발표에 따른 컨퍼런스콜을 통해 글로벌 투자사들을 시작으로 퍼지고 있는 '반도체 고점 논란'을 해명했다. 특히 SK하이닉스의 실적을 책임지고 있는 D램의 가격 급락이 발생할 일은 전혀 없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이명영 SK하이닉스 부사장은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말과 내년 1분기까지 가격이 비슷하거나 소폭 하락할 수는 있지만 급락은 아니다"라며 "내년 하반기가 되면 상승 반전까지도 예상해볼 수 있다"고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이처럼 SK하이닉스가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아직까지 싸늘하다. 우선은 내년 1분기까지는 올해만큼의 실적을 낼 수 없을 것으로 보는 단기적 판단이 우세한 상황이다. 여기에 현재와 같이 대규모 투자로 생산이 확대되면 향후 가격 전망이 바뀔 수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도 올해 청주 M15 신규 생산라인과 중국 우시 C2 라인 등 대규모 투자가 집중적으로 이뤄졌다는 부분에서 투자자들의 우려를 받고 있다는 점을 인지했다. 전날 컨퍼런스콜에서도 이 같은 우려에 대해 '내년 투자 축소'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 부사장은 "내년 경영계획을 아직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현재 생산 상황과 세계 경기 불확실성 확대, 재고 문제 등을 감안해 내년에는 올해보다 투자 규모를 하향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기존에 연간 단위로 진행했던 투자 계획을 '분기' 단위로 조정해 시시각각 시장 상황 변화에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이 부사장은 "올해는 공급부족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투자를 적극 진행했다면 내년에는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만큼 분기별로 유연한 투자 정책을 쓰겠다"며 투자자들의 불안을 달랬다.

    이에 따라 내년 1분기 말이면 낸드 중심으로 양산이 가능한 청주 M15에서도 속도 조절에 나설 수 있다. M15는 기존 M11 공장과 연계해 움직일 예정이라 시장 수급 상황에 따라 생산량을 조절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