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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형은행 4곳이 거둔 순이익이 7조5000억원을 넘어섰다. 지금과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연간 최대 실적을 이룰 전망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국민, 신한, 우리, KEB하나은행 등 4곳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총 7조5506억원을 기록했다.
은행권이 호실적을 이룬 배경에는 이자이익은 늘어난 반면 기업 부실로 쌓는 충당금은 대폭 감소했기 때문이다.
실제 4대 은행이 올해 이자로 16조원을 벌어들였지만, 충당금 규모는 약 1500억원에 불과하다.
국민은행은 3분기 만에 2조원을 넘어서며 지난해 기록한 2조1750억원의 기록 갱신을 눈앞에 둔 상황이다.
정부의 부동산정책 강화 등 대출영업에 제동이 걸렸지만 이자이익은 견조한 성장을 기록했다.
국민은행의 3분기 이자이익은 4조512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2% 증가했다. 부동산정책 영향을 감안해도 3개월 전보다 이자이익은 7.9% 증가한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신한은행은 리딩뱅크 자리를 되찾기 위해서 맹추격 중이다.
신한은행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9165억원을 기록했다. 2조원 고지를 넘어서지 못했지만, 선두인 국민은행과 격차는 1628억원 수준이다.
따라서 4분기 충당금 적립 영향에 따라 충분히 순위가 바뀔 수 있다.
성장세만 놓고 보면 우리은행의 실적이 돋보인다. 우리은행은 올해 누적 기준 1조797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특히 우리은행은 3년 연속 전년도 실적을 9개월 만에 달성 중이다. 순이익 성장률은 2017년 24.7%, 올해도 38%를 기록하며 가파른 이익 성장을 보이고 있다.
다만, 지주사 전환 후 표준등급법 적용에 따라 BIS비율이 일시적으로 하락한다는 점은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KEB하나은행도 3분기 1조7576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이름값을 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1% 증가했다.
KEB하나은행의 경우 신탁보수 및 증권중개수수료가 감소했고 IB수수료도 줄어들면서 순수수료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게 아쉬운 대목이다.
한편 은행들은 지난 1년 동안 대출자산 변화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 중심의 영업에서 중소기업 대출 확대에 영업력을 집중한 것이다.
국민은행의 경우 중기대출 규모가 지난해 말보다 8.5% 증가하며 96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신한은행의 중기대출 규모는 83조9730억원으로 증가 폭은 6.9%에 불과하지만, 우량 소호대출에 집중하면서 소호대출 증가율은 8.5%에 달한다.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도 각각 80조4720억원, 79조820억원을 기록하며 8% 이상 덩치를 키웠다.
업계 관계자는 “갈수록 정부 규제가 강화돼 가계대출 중심의 영업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현재 시중은행은 우량 중소기업을 찾기 위해 영업력을 집중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실적 경쟁은 중소기업 대출 부문에서 판가름 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