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수도권 동반 하락… 부동산 상승세 종료준공물량 증가·투자심리 위축… "집값 안정기 돌입할 것"
  • ▲ 이상호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원장. ⓒ이성진 기자
    ▲ 이상호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원장. ⓒ이성진 기자
    "정부의 눈과 귀가 서울 집값에만 관심을 보이는 동안 지방 부동산시장은 악화일로를 걸었습니다. 지방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거시경제 악화가 수도권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면서 내년에는 서울 부동산시장의 나홀로 성장도 종료될 것입니다." (이상호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원장)

    천정부지로 치솟던 집값이 내년에는 한 풀 꺾일 전망이다. 정부의 잇단 부동산정책으로 수요자의 자금조달이 힘들어진 상황인데다 준공물량도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7일 건산연에 따르면 내년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올해보다 1.1% 감소할 전망이다.

    지역별로 보면 올 들어 약세가 지속됐던 지방의 집값은 2.0% 감소하면서 하락폭이 확대되고 △2016년 1.3% △2017년 2.4% △2018년 3.1% 등 매년 가파른 상승률을 보이던 수도권도 내년 0.2% 감소하면서 하락세로 전환될 것으로 내다봤다.

    건산연은 글로벌 통화정책, 자산시장, 거시경제 상황 등을 종합한 결과 부동산시장의 상승세가 종료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다주택자 및 임대주택사업자의 대출규제 강화로 집값이 안정화된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자료를 보면 올 들어 9월까지 주택 매매거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7% 감소하는 등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수도권 미분양이 증가하는 추세인데다 연말 '송파 헬리오시티' 입주 이후 내년 하반기부터 서울 강동구를 중심으로 준공물량이 늘어나는 영향 등으로 전세가격도 안정을 찾아 기존 세입자가 매매로 전환하는 비중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전국 전셋값은 올해 2.0% 감소한데 이어 내년에도 1.5% 감소할 전망이다. 이미 지방은 매매가 하락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전월세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한국감정원 조사 결과 지난달 기준 지방의 아파트 수급율은 79.1로, 전국 평균인 89.8보다 10.7p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세와 월세는 각각 84.2, 82.2를 기록했다.

    허윤경 건산연 연구위원은 "지방의 내년 준공물량은 올해보다 감소하지만 누적된 물량이 많고 거시경제 부진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아 하락폭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서울의 상대적 강세는 유지되겠지만 거시경제의 어려움을 피하기는 어렵다"며 "고가주택시장의 수요자인 고소득층이 안정적 자산을 기반으로 주택을 매도하지 않고 장기 보유를 선택해 하락장에서 서울시장 강세를 지지하는 역할에 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