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68% 증가·이익률 7% 달성부채·차입금 동반 급증… 대형 5개사 중 최다매각 무산 후 유동성 확보 위한 차입금 비중 증가 등 재무부담 가중
  • ▲ 서울 종로구 소재 대우건설 본사. ⓒ뉴데일리 DB
    ▲ 서울 종로구 소재 대우건설 본사. ⓒ뉴데일리 DB
    대우건설이 하반기 들어 주택사업의 수익률 지속과 해외사업 원가율 개선에 힘입어 1년 반 만에 분기별 최고 영업성적을 거뒀다. 다만 매각 무산 이후 유동성 확보를 위한 차입금 비중을 늘리면서 재무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모습이다.

    22일 분기보고서 분석 결과 대우건설의 3분기 매출은 최근 2년간 플랜트 부문 신규수주 감소 영향으로 11.9% 감소한 2조7285억원에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1914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1136억원보다 68.5%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3.35%p 증가한 7.02%를 기록하면서 시공능력평가 상위 5개사의 평균인 6.83%를 상회했다.

    분기별로 보면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 2211억원, 영업이익률 8.37% 이후 6개 분기 만에 최고 성적이다. 이 같은 실적 반등은 주택건축 부문의 양호한 수익률 지속과 토목 부문의 실적 개선에 따른 결과다.

    실제로 플랜트 부문의 3분기 영업손실은 451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220억원보다 소폭 확대됐지만 주택건축 부문 영업이익은 4.32% 증가한 2434억원을 기록하면서 양호한 수익률을 지속했다.

    토목 부문 영업손실은 155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1528억원보다 대폭 축소됐다. 지난해 '카타르 이링 프로젝트'에서 단교사태 여파로 일회성 비용을 지출했던 기저효과다.

    그러면서 대우건설의 원가율은 3.63%p 개선된 89.5%를 기록했다.

    향후에도 알제리 RDPP, 모로코 사피발전소 등 주요 저가 프로젝트의 준공으로 플랜트 부문 수익성 개선이 전망되면서 원가율 정상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현재 주택 수주잔고 중 서울과 수도권 비중이 70%에 달해 분양리스크가 적고 해외 저수익 프로젝트가 내년 1분기까지 준공될 예정인 만큼 불확실성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과거 수차례 대규모 손실을 인식하면서 흔들린 유동성 확보를 위해 자금 차입을 잇따라 진행하면서 재무부담이 가중된 점은 불안요소다.

    대우건설은 2010년, 2013년, 2016년 세 차례나 7000억원 이상의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최근 8년간 1조3733억원의 순손실을 누적했다. 2010년 KDB산업은행의 사모펀드인 케이디비밸류제육호 유한회사가 대우건설 지분 50.7%를 인수하면서 최대주주에 오른 후 유상증자를 통해 1조원을 수혈했지만 모두 까먹은 것이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말 대우건설 주식 매각 공고를 내면서 본격적인 매각 절차에 돌입했다. 산은 관리 체제에서는 대우건설의 성장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우여곡절 끝에 호반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올 초 모로코 사피발전소 현장에서 3000억원가량의 손실이 발생하면서 결국 무산됐다.

    대우건설은 매각이 무산된 직후 유동성 확보를 목적으로 △2월 2500억원 △3월 2000억원 △7월 2000억원의 기업어음(CP) 및 단기사채를 발행했다.

    대우건설의 장·단기차입금, 사채 등 주요 채무는 3분기 기준 2조2000억원에 달했다. 총 자본의 94.8%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36.2%p 증가한 수치다. 이는 대형 5개사 평균인 26.4%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특히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이 1조7655억원에 달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우건설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 8220억원보다 두 배 이상 많은 금액이다.

    부채비율도 가파르게 치솟았다. 대우건설의 3분기 부채비율은 지난해 3분기보다 12.4%p 상승한 297%를 기록했다. 이 역시 5개사 중 가장 높다. 5개사의 평균 부채비율은 123%에 불과하다.

    김가영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부채비율과 총차입금 및 PF우발채구 규모 등 대우건설의 재무부담은 자본 및 현금 창출력을 고려할 때 높은 수준"이라며 "중단기적으로 우수한 영업이익 실현이 전망되지만 공사비 수입 확대와 신규수주 관련 자금 소요 등으로 추가적인 재무안정성 개선 수준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