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공급 증가 영향 가격 하락세, 4분기도 이어져'투자' 등 보수적 관점 접근… '시장-경영' 전망 '분기단위' 전환청주 M15 라인 시장 변화 면밀히 살핀 후 양산 시점 조율 가능성도
  • SK하이닉스가 내년 D램에서 흑자를 이어가지만 낸드플래시 사업에서 적자를 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부적으로 공유했다. 이미 올 초부터 가격 약세를 나타낸 낸드 시장 분위기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 아래 내년 경영계획도 보수적인 관점에서 접근한다는 방침이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최근 내부적으로 내년 낸드플래시 사업이 적자전환할 것으로 예상하고 이 같은 전제 아래 내년 경영계획도 보수적으로 짜는 방향을 고려하고 있다. 반면 SK하이닉스의 주력사업인 D램은 내년에도 흑자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봤다.

    이에 앞서 이미 반도체업계에선 SK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 사업이 적자전환 위기에 있다고 예고했다. 올해도 낸드플래시 공급과잉으로 가격 하락이 매 분기 이어지고 있고 시장조사기관들도 올해 낸드플래시 가격이 평균 24%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은 상황이다.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수준의 가격하락이 예상된다.

    증권업계에선 내년 2분기를 낸드플래시 사업의 적자 전환 시점으로 꼽고 있다. 판가에서도 보다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으며 평균 35% 이상 하락을 예상하는 경우도 많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내놓은 보고서를 통해 "최근 공급사들의 물량 확대 대비 수요 급랭이 관찰되며 낸드 업황이 급격히 훼손되고 있다"며 "이는 내년 SK하이닉스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연간 기준으로는 낸드에서만 1300억 원대의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내년 낸드 사업에서 1360억 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했고 전체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규모도 17조 원대를 기록하며 다시 20조 원 이하로 돌아갈 것으로 봤다.

    다만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가 SK하이닉스 매출의 18%, 영업이익으로는 5%를 차지하는 수준이라 내년 실적에 결정적인 타격이 가해지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투자자들에게 강조하고 있다.

    김정태 낸드 마케팅 담당(상무)은 지난 3분기 실적발표에 이은 컨퍼런스콜에서 "올 3분기 공급 증가로 가격이 하락했고 이런 추세가 4분기에도 일정부분 지속될 것"이라면서도 "올 연말을 넘기면서 재고 상황이 완화돼 내년 상반기에는 가격하락 요인이 줄어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동시에 내년도 투자 규모나 경영 전망 등은 보수적인 관점에서 접근하겠다는 점 또한 명확히 했다. 특히 연간 단위로 예측했던 시장 전망을 분기 단위로 전환해 보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수급상황에 기민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더불어 내년 경영계획을 세우는 각 사업부서에서도 올해보다 업황이 악화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구체적인 실행안을 구상한다. 내년 초 가동을 시작하는 청주 M15 라인도 내년 낸드시장의 변화상을 면밀히 살피며 본격 양산 시점을 조율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