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DS 2020년 가동… 벙커C유 4만배럴→'저유황유…경유'로 변신국제해사기구 황 함량 강화… 수요 급증 따른 가격 상승 기대감국내 정유사 유일 '싱가포르 해상 블렌딩 비즈니스' 등 실적 개선 효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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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이노베이션이 선박용 연료에 대한 황성분 강화 기조에 따라 1조 규모의 투자에 나서면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투자가 완료되는 2020년 저유황유(LSFO)의 수요 증대 및 가격 상승효과로 새로운 이익 모멘텀을 갖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1조원 규모의 탈황설비(VRDS)를 2020년 상반기 상업 가동을 목표로 건설중이다. 국제해사기구의 선박용 연료에 대한 황 함량 규제에 능동적으로 대비하고 있으며, 고부가가치 제품인 저유황유의 생산이 가능해 실적 개선도 기대된다.

    'IMO 2020'은 174개국을 회원으로 둔 국제해사기구(IMO)가 2020년부터 선박 연료유의 황 함유량 상한선을 3.5%에서 0.5%로 대폭 강화하는 것으로 산성비를 유발하는 황산화물(SOx) 배출을 막기 위해 마련됐다.

    SK이노베이션이 투자하는 이번 설비는 HSFO(고유황중유) 4만 배럴을 투입해 VLSFO(저유황중유) 3만4000배럴 및 경유 6000배럴을 생산, 연간 수천억원대의 수혜가 예상된다.

    VRDS(Vacuum Resude De-Sulfurization)는 고유황유를 투입해 황 성분을 제거하는 중질유 탈황 공정인데, 최종적으로 생산되는 제품은 황 함량 0.5% 이하의 저유황유가 주를 이룬다. 

    이와 함께 국내 정유사 중 유일하게 싱가포르 지역에서 해상 블렌딩 비즈니스를 영위 중인 자회사 SK트레이딩인터네셔널도 실적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기존 육상에서 진행하는 블렌딩 사업을 지난 2010년부터 유조선을 임차해 해상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다년간 축적된 블렌딩 노하우로 선사들의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 중인 가운데, 연료 교체까지 진행될 경우 수익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GS칼텍스, 에쓰-오일(S-OIL), 현대오일뱅크 등 다른 국내 정유사들도 높은 고도화 비율을 기반으로 경유 및 등유 생산 비중을 높이면서 HSFO 생산 수율은 낮게 유지하고 있다.

    GS칼텍스의 경우 27만4000만 배럴 규모(국내 정유사 중 최대)의 고도화 설비를 갖춰 고유황 중질유를 휘발유, 경유 등 경질유로 전환하고 있다.

    에쓰-오일(S-OIL) 역시 RUC/ODC 프로젝트 진행으로 하루 6만3000 배럴의 벙커C유가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전환되고 있으며, 현대오일뱅크는 8만 배럴 공정의 SDA(아스팔텐 제거공정)를 완공, 내년 10월부터 국내에 저유황 연료유 공급에 나설 예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정유사들이 석유제품으로써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고유황 연료유(HSFO)를 재처리 해 효율성을 높이는 등 새로운 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