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호 전무, 코오롱FnC 최고운영책임자로 임명계속되는 실적악화… 패션 명가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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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그룹의 '오너 4세' 이규호 전무가 그룹의 핵심 계열사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이하 코오롱FnC)을 이끈다. 이에 따라 코오롱FnC가 지속되는 매출 부진을 딛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그룹은 지난달 28일 정기 인사를 통해 이웅열 회장의 아들 이규호 코오롱 전략기획담당 상무는 전무로 승진, 코오롱FnC 최고운영책임자(COO)에 임명됐다. 이 전무는 지주회사 코오롱 전략기획업무에서 패션이라는 새로운 업무를 담당하게 된 셈이다.
이 전무는 영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코넬대에서 호텔경영학을 전공했다. 2012년에 코오롱인더스트리 구미공장에 차장으로 입사하며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이후 코오롱글로벌, 코오롱인더스트리 경영진단실 상무를 지내왔다.
코오롱이 섬유산업을 모태로 커온 기업으로써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패션을 총괄하도록 맡긴 것은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가 얼마나 중요한 시점인지 잘 보여주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내수침체의 영황으로 회사 실적이 둔화되고 글로벌 브랜드의 공세, 아웃도어 브랜드의 경쟁은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했던 것이다.
코오롱FnC은 이랜드, 삼성물산 패션, LF에 이어 패션업계를 '빅4'로 꼽히며 시장을 이끌어왔다. 하지만 2014부터 2017년까지의 매출은 1조2490억원, 1조1516억원, 1조1372억원, 지난해 1조967억원으로 하락세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627억원, 598억원, 551억원, 482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역시 분위기를 비슷하다. 올 3분기 매출 1965억원을 기록했지만 64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한섬, 신세계인터내셔날 등에 패션업계 4위 자리 마저도 내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전반적인 내수 시장 침체와 주력 브랜드 코오롱스포츠의 성장 정체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파악된다. 더욱이 쿠론·슈콤마보니·왁 등 후발 브랜드도 성장이 더딘 것도 고민거리다.
이러한 난관을 추진력과 결단력을 갖춘 오너를 동원해 타개하려는 시도가 엿보인다. 트렌드에 민감한 패션업계에서 오너일가 특유의 과감한 투자와 결단이 젊은층의 참신한 감각과 맞물려 시너지를 내겠다는 복안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아웃도어 패션을 선도하는 코오롱FnC이 최근 역할을 제대로 못했지만 오너 4세가 전면에 나서면서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어 주지 않겠냐"면서 "각각의 사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이어 "이 전무의 경영능력을 평가하는 여러 지표로 판가름 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코오롱FnC는 지난해 말 미래사업본부를 조직해 신성장 동력 찾기에 나섰다. 패션실험실을 콘셉트로 출범한 미래사업본부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사업에 나서고 있다.
미래사업본부의 조직 목표는 기존 패션기업의 사업 전개방식을 탈피, 직원들의 재기 발랄한 아이디어를 비즈니스로 확대 전개하거나 기존에 없던 신사업을 찾아내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해외진출 가능한 신규 브랜드 론칭, 첨단통신기술을 탑재한 커넥티드 패션 출시를 중점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