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적 결함 VS 부주의 의한 인재'… 화재 후 조기수습 방안만 강구소상공인 보상안 산출 어려움… "한파 급습 등 현장 감식도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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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와 통신사들이 KT 아현지사 화재로 촉발된 통신장애 예방을 위한 TF를 출범시켰으나, 화재원인이 아직도 오리무중이여서 통신구 화재 예방을 위한 근본 대책을 짜는데 애를 먹고 있다.

    경찰과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등 관계기관은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감식을 진행 중이지만, 영하 10도를 웃도는 추운날씨 속 감식 속도는 더욱 느려져 TF는 통신재난 이후의 매뉴얼에만 손을 대고 있는 모습이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경찰과 소방, 국과수 등 관계기관은 지난달 26일 진행한 2차 합동감식 결과 발표 이후 추가적인 화재 원인을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나 2차 감식결과 당시 '방화나 담배꽁초 등 외부요인에 의한 화재 가능성은 낮다'는 발표 직후 통신구 내부 문제라는 것이 확실해지며, 통신구 '기계적 결함'이 무엇인지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관계기관은 현장에서 그을린 전선과 환풍기 잔여물 등 여러 수거물들을 확보해 나가고 있지만, 아직 발화지점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유력하게 추정되는 건 전기 사고로 인한 화재라는게 업계의 주장이지만, 일각에선 불이 잘 붙지 않는 유리섬유로 구성된 광케이블이 대부분인 아현지사 통신구에 화재난 것에 의문을 제기하며 '부주의에 의한 인재'란 주장도 존재한다.

    당초 국과수는 사건 초기 최종 감정 결과가 나오는데 1~2주를 예상했으나, 업계는 영하 10도를 웃도는 한파 속 감식 결과가 올해를 넘길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따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출범시킨 '통신재난 관리체계 개선 TF'의 대책마련에도 시간이 걸리고 있다.

    화재 근본 원인을 알아야 통신사들의 각 지사별 화재 사전 예방 대책을 내놓을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해 자동 방재시설 설치 등 화재 이후의 통신장애 조기 수습 대책만 강구하고 있다.

    또한 현행 'A, B, C, D' 4단계로 나눠진 통신중요시설 등급 중 아현지사처럼 D등급이더라도 정부가 직접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토록 검토하기로 결정했으나, 이 역시도 화재원인이 밝혀지지 않고선 모니터링이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화재원인을 모르는데 어디를 어떻게 모니터링 해야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화재원인이 길어질수록 KT 측도 소상공인 대상 추가 보상안을 내놓는데 시간이 걸리고 있는 모습이다.

    물론 모든 책임은 KT에게 있으나, 어쩔 수 없는 '기계적 결함' 때문인지 '부주의에 의한 인재' 인지에 따라 보상안을 책정하는데 중요한 산출 근거로 활용될 수 있어서다.

    통신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안으로 과기부의 TF를 통한 KT 통신장애 이슈를 마무리해 내년초 '5G 휴대전화 상용화' 브랜드 가치 제고에 혁신을 꾀하고 싶으나, 화재 원인 발표가 늦어지며 내년까지 관련 이슈가 꼬리표처럼 따라 다닐 것 같다"며 "한파주의보까지 겹치며 화재원인 규명에 난항이 예상돼, 내년 5G 사업에도 관련 영향이 미칠까 그저 답답할 노릇"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