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기업하기 더 어렵다… 곳곳이 지뢰밭 경제위기 현실인데… 文 "경제실패는 프레임"
  • "20대 국회에서 발의된 1500개 기업 관련 법안중 800개 이상이 규제 법안입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최근 출입기자단과 간담회서 과도한 기업규제에 대해 이같이 답답함을 호소했다. 

    새해 들어 최저임금 인상 및 시행령 개정에다가 주 52시간제 도입에 따른 근로시간단축으로 올해 경영환경은 그 어느때보다 어둡다. 친노동 정부의 노동·개혁 입법 드라이브에 따라 기업 옥죄기가 갈수록 심해지는 양상이다. 


    ◇ 기업 대내외 환경 곳곳이 지뢰밭 

    올해 우리 기업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은 곳곳이 지뢰밭이다.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보호무역 전쟁이 일시 휴전상태에 접어들었으나 언제 다시 터질 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나 다름없다. 

    유가 폭락에 원자재 가격도 불안한 기류를 보이면서 산업계는 올해 실적 예상 전망치를 섣불리 내놓지 못하고 있다. 

    내부적 '악재'는 더 극심하다. 기업의 활동을 옥죄는 규제가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2년 연속 최저임금이 10%대로 상승하면서 기업의 인건비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뒤늦게 정부는 속도조절론을 끄집어냈으나 주휴수당을 최저임금 산정에 포함하는 시행령 개정으로 이어져 오히려 기업의 부담만 가중되는 결과를 낳았다. 
     
    여기에 법인세 인상, 상법 및 공정거래법 개정, 산업안전보건법 개정, 협력이익공유제 법제화 추진 등이 줄줄이 기업들을 압박하고 있다. 생산성은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는데 정부의 친노동정책만 계속되는 양상이다. 

    특히 국회에서 논의 중인 상법개정안과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기업의 지배구조에 집착해 기업의 경영권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 또 협력이익공유제는 대기업의 수익을 협력사와 사전계약에 따라 배분하는 제도로 전세계서 찾아보기 힘든 반시장적 규제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기업의 경영 안정성은 외면한 채 기업 옥죄기에만 매몰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 경제위기 현실됐는데… 文 "경제실패는 프레임"

    지금껏 한국경제는 수출에 기댄 성장을 지속해왔다. 생산, 투자, 소비가 모두 뒷걸음질 치는 동안 반도체 수출은 2년 넘도록 증가해 한국경제의 수출 증가세를 견인해왔다. 지난해 전체 수출의 21%를 책임진 것도 반도체였다. 

    이러한 한국경제의 버팀목에도 경고등이 들어왔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484억6천억달러로 전년 동월대비 1.2% 감소했다. 13대 주력 수출 품목 중 10개가 전년 동월대비 하락세로 전환했다. 반도체 수출은 27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했고 스마트폰, 무선통신기기는 33.7%나 추락했다.

    일각에서는 올해 수출 감소, 기업 경쟁력 악화 등으로 2%대 성장도 어려울 것이란 관측까지 내놓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인식은 반시장주의·기업규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31일 "우리 사회에 '경제실패' 프레임이 워낙 강력하게 작동하고 있다"면서 "성과가 있어도 성과가 국민들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고 했다. 

    취업자, 수출, 투자 등 경기지표가 줄줄이 하향세를 가리키고 있는데 대통령은 프레임탓만 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면서 "최저임금 인상으로 가계 실질소득이 높아졌고 보육비·의료비 등 필수 생계비는 낮아졌다"고 했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자영업자들이 거리로 나서고 청년 구직자들이 실업자가 되는 상황서 현실과 동떨어진 인식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