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2년새 29% 상승에 오너리스크 방지법·차액가맹금 공개까지
  • ▲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
    ▲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

    올해부터 프랜차이즈 본사는 차액가맹금, 즉 '마진'을 공개해야 한다. 2년 새 30% 가까이 오른 최저임금의 직격탄도 맞은 프랜차이즈 업계가 속앓이를 하고 있는 이유다. 오너리스크 방지법까지 더해져, 정부의 프랜차이즈 옥죄기가 극에 달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최저임금은 8350원으로 전년(7530원) 대비 10.9% 올랐다. 2년 전인 2017년과 비교하면 29.0% 오른 것이다.

    여기에 법정 주휴시간과 수당을 명문화하는 내용의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 유통마진을 공개하는 가맹사업법 시행령 개정안, 이른바 '호식이 방지법'이라 불리는 오너리스크 방지법도 시행된다.

    프랜차이즈 업계로서는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변화가 기해년 새해와 함께 잇따라 들이닥친 것이다.

    지난 1일부터 시행된 가맹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본사는 정보공개서에 차액가맹금의 지급 규모와 총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차액가맹금 비율을 포함해야 한다. 차액가맹금은 가맹본부가 가맹점에 필수품목을 공급하면서 붙이는 이윤으로, 쉽게 말해 유통 마진을 뜻한다.

    공급품목별 차액가맹금이 있는지를 표시하고 주요 품목과 관련한 전년도 공급가격 상·하한 정보도 적어야한다. 가맹본부와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필수품목 공급가 기재를 놓고 지속적으로 대립해왔다. 공정위는 매출액 기준으로 상위 50% 필수품목에 대한 가격을 공개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했지만 업계는 영업이익·비밀 침해라며 반발했던 것이다.

  • ▲ 2019년 공정위 가맹사업거래 정보공개서 표준양식에 관한 고시 개정 관련 공지사항 화면 캡처.
    ▲ 2019년 공정위 가맹사업거래 정보공개서 표준양식에 관한 고시 개정 관련 공지사항 화면 캡처.
    이뿐만 아니다. 올해부터 정보공개서에는 가맹본부 오너 등 특수관계인과 가맹본부와의 관계, 관련 상품·용역, 경제적 이익 내용 등도 담긴다. 가맹본부나 특수관계인이 직전 사업연도에 납품업체 등으로부터 받은 대가도 공개해야한다.

    가맹점주 매출 피해를 막기 위해 가맹본부가 가맹점 영업지역 내 타 사업자에게도 가맹점에 공급하는 것과 같거나 유사한 상품·용역을 제공하는지, 온라인과 같이 비대면 방식으로 공급하는지도 표기해야한다. 

    오너리스크 방지법은 가맹본부가 가맹사업의 명성이나 신용을 훼손해 가맹사업자 손해가 발생한 경우 이를 배상하도록 한 것이다.

    오너리스크 방지법의 신호탄이 됐던 최호식 호식이두마리치킨 회장의 성추행 의혹이 발생한 지 1년반여만에 가맹점을 보호할 수 있는 법적 조치가 시행된 것이다. 2016년 최호식 호식이두마리치킨 회장의 성추행 의혹이 불거지자 소비자들은 불매운동을 강행했다. 이에 따라 월 매출이 30% 이상 줄어든 바 있다.

    하지만 오너리스크 방지법은 모호한 기준으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본사로부터 물리적 피해 보상을 받기 위해서는 가맹점주가 피해 사실을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오너리스크와 관련된 피해를 산정하는 범위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프랜차이즈 업계가 직접적으로 영향권에 노출된 여러가지 변화가 단기간에 잇따라 나타나면서 업계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는 우려가 나온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업계는 정부의 여러가지 규제 시행으로 인해 점점 위축되고 있다"며 "프랜차이즈 업계가 가진 문제점을 개선하겠다는 목적은 좋지만 너무 한꺼번에 바꾸려다보니 실제 현장에서는 버텨내기 힘든 상황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최근 짧은 기간 안에 최저임금 인상 외에도 가격 인상 요인이 계속 쌓였는데 유통 마진까지 공개하라고 하니 본사 입장에서는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며 "이 때문에 일단 정보공개 이전에 기습으로 가격 인상을 할 수밖에 없었던 곳들도 있을테고, 정부 방침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말도 못하고 속앓이를 하는 곳들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