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제도 개편-3기 신도시 여파… 한신 등 미달올해 8000여가구 대기… "갈수록 흥행 저조할 것"
  • ▲ 인천 검단신도시. ⓒ인천도시공사
    ▲ 인천 검단신도시. ⓒ인천도시공사
    인천 검단신도시에 공급된 단지들의 1순위 청약 미달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청약제도 개편과 3기 신도시 발표에 따른 후폭풍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문제는 아직도 검단신도시에 적잖은 공급물량이 대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분양을 앞둔 건설사들의 고심도 깊어질 전망이다.

    14일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지난 9일 분양한 '검단신도시 한신더휴'는 평균 1.14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74㎡A 타입만 1순위 마감됐을 뿐 나머지 타입에서는 미달가구가 속출했다. 전용 74㎡B·84㎡A·84㎡B 타입은 총 659가구 1순위 모집에 473명만 지원했다. 28.2%가 미달된 셈이다.

    그나마 같은날 분양한 '검단신도시 우미린 더퍼스트'는 2024년 개통 예정인 인천지하철 1호선 연장역과 인접한 데다 중심상업시설과 가깝다는 이점 등으로 2.6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다.

    검단신도시의 흥행 저조는 분양 초기부터 나타났다. 지난해 10월 공급된 '검단신도시 유승한내들 에듀파크'는 전용 84㎡B·C타입의 1순위 청약이 미달되는 등 평균 경쟁률 1.43대 1에 그쳤다. 검단신도시의 첫 분양인 '검단신도시 호반베르디움'는 6.2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전용 84㎡B타입의 해당지역 1순위에서 6가구가 미달되기도 했다.

    택지지구 지정 11년 만에 분양이 시작된 2기 신도시 마지막 주자 검단신도시는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의 훈풍을 그대로 흡수할 수 있는 요지라는 점에서 높은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9·13대책 후속 조치로 지난해 말부터 청약제도가 개편되면서 비조정지역 공공택지의 전매제한 기간이 1년에서 3년으로 늘어난 데다 검단신도시보다 서울 접근성이 우수하다고 평가받는 인천 계양이 3기 신도시로 지정되면서 수요가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지난해 말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으로 전매제한이 1년에서 3년으로 강화되면서 현금성이 떨어지게 됐다"며 "검단신도시의 1순위 미달이 속속 나오고 있는 가운데 계양신도시 공급방안도 발표되면서 수요자 입장에서는 청약을 서두를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도 "검단신도시의 경우 실수요자 중심의 청약 개편으로 이전에 비해 여러가지 제약을 받고 있는 데다 광역교통망 계획이 배제되는 등 기반시설도 좋지 않다"며 "무엇보다 검단신도시의 평균 분양가가 3.3㎡당 1200만원대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가격적인 매리트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아직도 검단신도시 분양 예정 물량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내달 분양하는 '검단 센트럴 푸르지오(1540가구)'를 시작으로 △검단 파라곤(887가구) △검단 예미지 1차(1253가구) △검단신도시 대광로제비앙(740가구) △검단신도시 모아미래도(711가구) △검단 대방노블랜드 1차(1281가구)·2차(1417가구) 등 8000가구에 달하는 물량이 올해 공급을 앞두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검단신도시의 청약 흥행은 갈수록 저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윤지해 수석연구원은 "검단신도시에 들어서는 단지는 대부분 생활권이 비슷하기 때문에 미분양 여파가 향후 분양 단지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며 "입지 등 요건에 따라 마감이 될 수는 있겠지만 흥행까지 바라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검단신도시 내에서도 입지별 차이가 존재하지만 전반적으로 분양일정이 뒤로 갈수록 청약자 수는 감소할 것"이라며 "검단신도시 시장이 죽었다고 볼 수 없지만 첫 분양한 호반베르디움 만큼의 경쟁률은 나오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완판까지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지켜봐야 한다"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대우건설 측은 "시장에서는 푸르지오가 우미린과 입지여건이 비슷하다고 보고 있는 만큼 청약 결과도 유사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검단신도시 공급 예정물량이 많이 있지만 수요자 입장에서도 먼저 분양받는 단지가 유리하기 때문에 크게 염려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