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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이 역량에 따라 책임을 부여하고 보상하는 ‘직무급’ 인사제도를 9년 만에 확대 적용한다. 교보생명은 지난 2011년 직무중심 인사제도를 책임자급인 리더(Leader) 직급부터 우선적으로 도입하고, 점차 대상과 적용범위를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을 밝혔었다. 금융권에서 직무급제를 시행하는 곳은 교보생명이 유일하다.
22일 교보생명에 따르면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약'이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에 따라 이미 시임원, 조직장에 한해 시행중인 직무급을 내년부터 일반직 전체로 확대 시행할 예정이다.
직무급은 직무의 중요도·난이도에 따라 직무를 세분화 하고, 고부가가치 직무를 수행하는 직원에 대한 보상을 강화하는 것을 말한다.
기존 연공서열에 따른 ‘부장-과장-대리-사원’ 직급체계를 직무에 따라 L(Leader)-M(Manager)-SA(SeniorAssociate)-A(Associate)로 구분하고 상위직무 수행역량을 갖춘 직원을 우선적으로 승진시킨다는 계획이다.
승진의 개념도 근속연수에 따른 직급 상승이 아니라 상위 직무로의 이동으로 바뀐다. 같은 직급에 속하더라도 직무에 따라 급여 체계도 달라지게 된다. 기본급에 직무 급여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직무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고, 결과를 토대로 기본급에 직무급여를 일부 반영하는 식으로 변경될 것”이라며 “직전연도 직무 평가를 진행해 연초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올해 9월부터는 성과 우수자에 대한 성과급 지급도 세분화하고, 지급률도 상향 조정한다.
일반직 A등급에서 기존에 성과급을 100% 지급했던 것을 A上(10%)과 A등급(40%)으로 구분해 각각 150%, 100%를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사무직도 우수자를 세분화해 상향 조정할 방침이다.
영업관리자에 대해서도 성과가 우수한 경우 임금피크제 지급률을 일부 상향 조정할 예정이다. A+등급은 기존 80%에서 100%로, A등급은 70%에서 80%로 상향 조정될 예정이다.
이러한 성과중심 제도 개편에는 ‘역량에 따라 배치하고, 성과에 따라 보상한다’는 교보생명의 인사철학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교보생명은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추진 중인 IPO를 앞두고 매출과 효율성을 높여 기업가치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전략이다. 작년 말에는 1년간 운영하던 '전략본부' 체계를 영업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지역본부-지원단-지점'의 3단계 체계로 개편하기도 했다. 신창재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교보생명 기업공개(IPO)에 대해 "제2의 창사와 같다"며 전력을 기울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한편 교보생명은 지난해 8월부터 노사가 임금협상 및 직무제 도입 확대를 놓고 갈등을 빚어오다 전날 중노위의 조정으로 일단락됐다. 지난해 11월 말 잠정 합의된 입단협 사항에 대해 노조가 찬반투표를 실시했으나 반대 우세로 부결됐다. 이후 사측과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노조가 신창재 회장실 앞에서 점거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노조는 지난 7일 절차에 따라 중노위에 조정을 신청했고 3차례 조정 끝에 이 같은 내용이 최종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