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증가로 공기청정기·의류관리기 판매 증가하반기 들어 해외 출국자 줄어…해외 소비 주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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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민간소비가 7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경기둔화 우려에 따라 소비심리가 주춤했으나 소비증가율은 13년 만에 처음으로 경제성장률을 추월했다.2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민간소비 증가율은 2.8%을 기록했다. 2011년(2.9%)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민간 소비는 2012년부터 3년 간 1%대에 머물렀다. 이후 2015년부터 서서히 회복세를 보여 △2015년 2.2% △2016년 2.5% △2017년 2.6%를 각각 기록했다.특히 민간소비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추월한 것은 2005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 민간소비 증가율은 4.4%을 기록해 경제성장률(3.9%)보다 높았다.지난해 민간소비의 성장기여도는 1.4%포인트(P)로 7년 만에 가장 높았는데 소비내역에는 내구재 증가율이 6.2%나 됐다.주로 가전 구매가 많았는데 미세먼지에 따른 공기청정기와 의류관리기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또 여름엔 폭염으로 인한 에어컨과 건조기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또 상반기에는 수입차 판매량도 큰폭으로 늘었다. 규제 강화를 앞두고 업체들이 재고소진을 위한 할인폭을 높인 게 주효했다.준내구재 증가율도 5.9%에 달했다. 옷, 가방, 화장품 판매도 소비를 견인했다. 중국 관광객들의 면세점 구매 증가에다가 젊은층의 소비도 꾸준하게 이어졌다. 주 52시간제 도입에 따라 오락문화 분야의 소비도 늘었다.반면 해외소비 증가세는 주춤했다. 출국자수는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이 1분기 14.3%, 2분기 12.8%에서 3분기와 4분기에는 3%대로 떨어졌다.지난해 소비증가세 확대 배경으로는 임금상승 및 정부 재정효과가 지목된다. 지난해 명목임금은 전년 동기대비 1분기 7.9%, 2분기 4.2%, 3분기 2.9%가 각각 높아졌다.대기업을 중심으로 성과·상여금 지급이 이어진데다 최저임금 인상 효과도 일부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다. 또 지난해 9월부터는 기초연금 인상, 아동수당 지급으로 정부의 이전지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한국은행은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을 2.6%로 작년보다 낮게 전망하고 있다. 가계소득 증가가 둔화돼 소비심리가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다만 정부의 이전지출 확대와 유류세 인하 등 내수활성화 대책과 물가 및 전세값 안정 등을 구매력 향상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