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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이 자동차대출(오토론) 시장에서 격전을 벌이고 있다. 은행과 카드사들이 본격적으로 가세하면서 오토론의 전통적인 강자였던 캐피털사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18일 여신금융협회 통계자료에 따르면 자동차할부금융 시장 규모는 점차 커지고 있다. 2017년 캐피탈업계 자동차할부금융 시장의 거래 금액 규모는 18조5361억 원으로 집계됐다. 은행, 카드, 저축은행까지 포함하면 자동차 대출시장은 27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은행권에서는 KB국민은행,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의 지난해 오토론 규모는 5조3184억원로 전년의 2조5878억원 대비 2배 이상 커졌다.
신한은행이 은행권 오토론 시장을 60% 가량 차지하며 독주하는 가운데 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이 맹추격하고 있다.
은행 지점을 방문하면 은행마다 플랜카드를 비롯해 다양한 프로모션으로 오토론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지난 1일 신차와 중고차, 오토바이를 구입하는 손님을 대상으로 최대 5000만원까지 최저 연 2.3%(캐시백 포함) 금리로 대출이 가능한 안심오토론을 출시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8월부터 오토론 상품인 ‘매직카대출’의 판매 채널을 KB손해보험과 KB생명으로 확대했다. 생명과 손해보험 설계사가 오토론 구매 의향이 있는 고객을 국민은행에 연계하는 식이다.
은행들은 2금융권의 기존 자동차대출을 더 좋은 조건의 대출로 갈아타는 대환대출까지 도입하며 경쟁을 펼치고 있다. 국민은행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매직카 대출 잔액 약 1조원 중 대환대출 비중이 40%에 달한다.
정부가 가계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주택담보대출이 어려워지자 오토론이 틈새 먹거리로 떠오른 것이다. 은행들은 캐피털사보다 낮은 금리를 앞세워 고객을 끌어 모으고 있다. 은행권의 오토론 최저금리는 3.4~3.8% 수준으로 캐피털사의 오토론에 비해 2%포인트 정도 낮다.
다만 이달부터 은행들의 자동차대출 한도가 줄고 대출 심사 기준이 깐깐해지면서 은행들이 오토론 속도조절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은행들은 오토론 취급시 서울보증보험의 보증을 받는데, 금융당국이 현재 100%인 보증비율을 80%로 줄이고, 대출 자격도 까다롭게 바꿨기 때문이다.
은행 못지 않게 카드사들도 꾸준히 오토론 영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2014년 1조7500억원 수준이었던 오토론 규모가 지난해 9월 말 기준 6조7300억원으로 4년 새 285%(4조9800억원) 증가했다.
반면 저축은행 업계는 지난 2017년 1조246억원을 기록한 오토론 규모가 작년에는 500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캐피탈사는 은행과 카드사들의 공세에 대응하고자 중고차 시장을 개척중이다. KB캐피탈은 ‘헛걸음 보상제’를 도입해 고객이 현장에서 확인한 매물이 홈페이지와 다르면 20만원을 보상으로 지급하고 인도받은 차량에 결함이 있을 경우 환불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