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U+ 이어 SKT, 티브로드 인수 확정… 방송-통신 합종연횡 '급물살'인수합병 발목 묶인 KT… '합산규제' 재도입 논의, 시장 판도 가를 듯
  • 국내 이동통신사와 케이블TV 간 합종연횡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의 인수를 발표한 데 이어 SK텔레콤까지 티브로드 인수를 확정함에 따라 국내 유료방송시장 지각변동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 가운데 국회 차원의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 논의로 인수합병(M&A)에 발목이 묶인 KT가 급변하는 시장 대응을 위해 딜라이브 인수에 나설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 21일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간 합병을 추진하기 위해 티브로드의 최대 주주인 태광산업과 MOU를 체결했다. 지난 14일 LG유플러스가 케이블TV 1위 사업자인 CJ헬로의 인수 결정을 발표한지 일주일 만이다.

    지난해 6월 기준 SK브로드밴드 유료방송 가입자 수는 454만명으로, 케이블TV 2위 사업자인 티브로드 인수를 통해 768만명 수준으로 확대된다. 유료방송시장 점유율 역시 13.97%에서 23.8%로 늘어나게 된다.

    시장 내 1위 사업자인 KT(30.86%)를 비롯해 CJ헬로 인수로 단숨에 2위에 올라선 LG유플러스(24.43%)와의 점유율 격차도 한 자릿수대로 좁혀졌다. 

    SK텔레콤과 태광산업은 국내외 재무적투자자를 대상으로 투자 유치에 나서는 동시에 구체적인 거래 조건을 협의한 후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후  관련 기관의 인허가 등이 완료되면 통합법인을 출범할 계획이다.

    SK텔레콤 측은 "IPTV와 케이블TV는 국내 유료방송 시장 발전을 견인해 온 핵심 축"이라며 "IPTV와 케이블TV의 강점을 더욱 고도화하고 두 매체간 상생발전에 앞장서 건강한 미디어 생태계를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SK텔레콤의 추가 인수합병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CMB(4.85%)와 현대HCN(4.16%) 등이 주요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시장점유율 23.8%인 SK텔레콤의 경우 합산규제 재도입과 관계없이 약 10%가량의 점유율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합산규제는 유료방송업계(IPTV·위성방송·케이블TV)의 합산 점유율이 33.33%를 넘지 못하도록 제한을 둔 법안이다. 지난해 6월 일몰됐지만 연장 및 재도입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국회 과방위는 오는 25일 합산규제 재도입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추가 합병과 관련해 우선 티브로드 합병건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이 잇따라 케이블TV 인수합병에 나서면서 향후 KT의 행보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앞서 KT는 자회사인 KT스카이라이프를 통해 케이블TV업계 점유율 3위인 딜라이브(6.45%) 인수를 추진한 바 있다. 

    다만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 논의가 진행되면서 국회에 전달한 'KT스카이라이프 공공성 회복방안'을 통해 스카이라이프의 케이블TV 우회 인수 중단을 선언한 상태다.

    KT 관계자는 "지난해 딜라이브 인수를 검토하면서 실사까지 마쳤지만 현재 스카이라이프는 물론, 직접 케이블TV를 인수하는 방안 모두 중단한 상태"라며 "합산규제 재도입 논의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경근 KT 최고재무책임자(CFO) 역시 최근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합산규제는 현재 미디어 시장 흐름과 맞지 않고 공정 경쟁을 저해하는 만큼 합리적 결정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관련업계에선 딜라이브가 합산규제 재도입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한 만큼 재도입 무산 시 KT가 딜라이브 인수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이 케이블TV 인수합병 행보를 본격화하면서 통신사 주도의 유료방송 3강 체제가 형성되고 있다"며 "25일 과방위의 합산규제 재도입 논의 결과가 시장 재편 향방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