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20조 증가…16년 4분기 이후 연속 둔화세소득 대비 부채 증가율 높은 점은 여전히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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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가계부채 증가율이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가운데 가계 빚 수준은 또 한 번 최대치를 갱신했다.

    특히 가계가 벌어들이는 소득보다 부채 증가율이 높다는 점은 여전히 불안 요인으로 자리하고 있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 4분기 중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가계부채 잔액은 1534조6000억원으로 4분기 20조7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3분기(21조5000억원) 및 2017년 4분기(31조6000억원) 증가액보다 축소한 것이다.

    4분기 증가율은 전년 대비 5.8%로 2014년 2분기(5.7%) 이후 최저 수준이다. 2016년 당시 11%대 높은 증가세를 보이다가 그해 4분기부터 둔화세를 지속하고 있다.

    연간 증가액 기준으로도 전년 대비 83조8000억원 늘었는데, 2014년(66조2000억원) 이후 4년 만에 처음으로 100조원을 밑돌았다. 

    가계부채는 분기마다 전년 대비 100조원 이상의 증가 폭을 유지하며 위험 수위를 오갔지만 지난해 3분기 95조원, 4분기 83조원을 기록하는 등 증가 폭이 축소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여전히 부채 증가율이 가계 소득을 웃돌고 있는 데다 부채 절대 수준 마저 높은 만큼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고 한은 측은 설명했다.

    한은에 따르면 2017년 가계 순처분가능 소득 증가율은 4.5%, 부채 증가율은 8.1%로 부채 비율이 상당히 높다. 

    문소상 금융통계부장은 "가계부채가 3~4년간 급등하면서 부채 절대 수준 자체가 높아졌고, 가계소득 대비 또는 GDP 대비 부채 비율이 여전히 높다"면서도 "지난해 부채 증가율은 5.8%로 2017년보다 줄었고 곧 발표될 지난해 소득 증가율도 높아질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소득과 부채 차가 좁혀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각종 금융기관에서 받은 대출과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을 합친 통계로, 가계부채를 포괄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가계신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계대출 잔액은 1444조5000억원으로 4분기 17조3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3분기(18조원) 및 2017년 4분기(28조8000억원) 증가액보다 모두 줄어든 것이다. 

    하지만 이 중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은 2017년 4분기 대비 52조4000억원 늘며 오히려 가팔라졌다. 은행 대출 잔액은 713조1000억원이다.

    은행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관리지표에 따른 선수요 작용로 주택담보대출과 기타대출이 모두 확대된 것이다. 특히 2∼3년 전 분양받은 아파트 입주가 이어지며 잔금대출과 전세자금대출 수요가 지속됐다.

    문소상 금융통계부장은 "주택도시기금의 전세대출이 은행 재원으로 전환된 것도 은행 대출이 늘어난 이유"라며 "주택도시기금의 주택담보대출은 4분기 6000억원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판매신용은 4분기 3조5000억원 증가한 90조2000억원을 나타냈다. 이는 3분기(3조6000억원) 증가액과 비슷한 수준으로, 여신전문기관의 신용카드 관련 판매신용은 축소했으나 할부금융은 확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