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하루 만에 23.7원 급락 … 1422.5원 마감하루에 +10원·–20원 '널뛰기' … '고비 통과' 아니라 '변동성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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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약달러 용인' 발언 한마디에 하루 만에 원·달러 환율이 1420원대로 20원 넘게 급락했다. 불과 하루 전만 해도 환율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25%' 발언에 장중 1450원선을 넘기기도 했다. 하루에 20원 안팎으로 출렁이는 흐름은 환율이 안정 국면에 들어섰다기보다 미국 정책 발언 하나하나에 시장이 과민 반응하는 '정책 리스크 장세'로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3.7원 내린 1422.5원에 마감했다. 전날 장중 1450원대까지 치솟았던 환율이 하루 만에 급락한 것이다. 이날 장중에는 1420원 초반까지 밀리며 약 3개월 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이번 급락의 직접적인 계기는 트럼프 대통령의 '약달러 용인' 발언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아이오와에서 열린 행사에서 달러 가치 하락을 우려하느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 오히려 좋다고 본다"며 "달러는 아주 잘하고 있다. 그 자체의 수준을 찾게 두는 게 공정하다"고 말했다. 인위적으로 달러 가치를 방어하지 않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확인한 셈이다.이 발언 이후 달러화는 전반적으로 약세로 기울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한때 95선 중반까지 떨어지며 2022년 이후 약 4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문제는 이런 급변동이 '안정'이 아니라 '불안정의 심화' 신호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불과 하루 전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언 하나로 환율이 10원가량 급등했고, 이번에는 달러 방치 발언 하나로 20원 넘게 급락했다. 방향성이 형성됐다기보다는, 정책 발언이라는 단기 재료에 따라 환율이 널뛰기하는 국면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시장에서는 지금 환율이 어느 한쪽으로 방향성을 잡기보다는, 상승 요인과 하락 요인이 동시에 뒤엉킨 상태라고 본다.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언 재등장이나 미국 정치 리스크가 다시 '위험 회피'로 번질 경우 환율이 단숨에 1450원 이상으로 되돌아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 물가나 고용 지표가 다시 강하게 나오며 연준(Fed)의 긴축 기조가 재부각될 경우에도 달러 강세 압력이 재점화될 수 있다.다만 아직까지 시장의 컨센서스는 연준이 다시 매파로 급선회하기보다는 완화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이런 인식 속에서 달러 약세 흐름, 미국 정부 셧다운 우려, 미·일 외환시장 공조 가능성 등은 환율을 아래쪽으로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엔화 강세 역시 원화 강세 쪽으로 환율의 무게중심을 옮기는 요인이다. 일본 재무당국이 시장 개입 가능성을 시사한 이후 달러·엔 환율은 152엔대까지 내려왔다. 엔화가 강세로 기울면 아시아 통화 전반의 상대적 강세 압력도 함께 커지는 구조다.국내적으로는 국민연금의 국내 투자 비중 확대 기대, 수출 흐름, 정책 당국의 환율 관련 발언 등이 단기 수급 변수를 키우고 있다.결국 원·달러 환율은 당분간 펀더멘털보다 정치 일정표를 보고 움직이는 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하루에 20원 안팎으로 방향을 바꾸는 흐름은, 고비를 넘겼다는 신호가 아니라 변동성 국면에 본격 진입했다는 경고에 더 가깝다는 평가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