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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과 KB금융노동조합협의회가 KB금융지주 사외이사 추천을 철회하면서 사외이사 결정권이 온전히 사측에게 넘어간 모양새다.
KB국민은행 노조는 올해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선임과 관련해서 어떠한 행동이나 견해도 밝히지 않기로 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노조협의회는 지난 21일 백승헌 변호사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던 주주제안을 자진 철회했다.
백 사외이사 후보가 소속된 법무법인 지향에서 KB금융 계열사 KB손해보험에 법률자문·소송을 수행한 적이 있어 이해 상충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시행령 8조 1항 7호에 따르면 해당 금융회사와 주된 법률자문, 경영자문 등의 자문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법인은 사외이사 자격요건에 제한된다.
법무법인 지향의 대표변호사는 KB손해보험에서 월평균 200만원 미만, 건수는 월평균 2건 미만으로 구상권 관련 소액 사건을 수임했다.
이는 KB손보의 연간 법률자문·소송대리 규모와 비교하면 전체의 0.1% 미만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 사안이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고 판단해 사외이사 후보 추천을 철회한 것이다.
노조 측의 새로운 사외이사 추천도 길이 막혔다. 사외이사 후보 추천이 주주총회 안건에 담겨야 하는데 안건 제출 시기가 지났기 때문이다.
결국 KB금융 노조의 사외이사 추천은 3번째 좌초됐다. 지난 2017년에는 하승수 비례민주주의 연대 공동대표를, 작년에는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지만 주총 표결 과정에서 고배를 마셨다.
박홍배 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은 “현재로선 올해 주주총회에서 노조가 목소리를 낼 건 없다”며 “일부 연임한 사외이사에 대해 반대권고를 할까 고려했지만 몽니부리는 모양새가 될 수 있어 자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B금융지주는 지난 22일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김경호 홍익대 경영대학 교수를 임기 2년의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기존 사외이사인 유석렬, 스튜어트 솔로몬, 박재하 등 3인을 임기 1년의 중임 사외이사 후보로 주주총회에 추천하는 안건을 결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