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부터 5개 카드사 이용불가…카드사 “그전에 원만한 협상 이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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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가 카드수수료 인상 문제로 오는 10일부터 5개 카드사와 가맹점 계약을 해지하기로 했다. 이로 인해 고객들의 불편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날 신한·삼성·KB국민·롯데·하나 등 5개 카드사에 이달 10일부터 가맹점 계약을 해지한다고 통보했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달 25일 ‘가맹점 수수료율 적용시기를 최소 1달간 연기해달라’는 공문을 보내는 등 카드사들이 제시한 카드수수료율 인상에 대해 반대해왔다. 수수료율 인상분도 협상 이후 소급해서 적용할 것을 제안했다. 

    또 어려운 국내 자동차 업황을 고려해줄 것을 요청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영업이익률 2.5%를 기록했으며, 자동차부문의 영업이익률은 이보다 더 낮은 1.4%로 집계됐다. 이는 IFRS 적용 이후 최저 실적이다. 

    한국GM은 지난 4년간 총 3조원의 누적 적자 상태다. 지난해 군산공장 폐쇄 및 판매 급감으로 인해 실적이 더 악화될 것으로 추정된다. 쌍용자동차도 2017년 1분기 이후 8분기째 적자를 내고 있다. 

    하지만 일부 카드사들은 지난 1일부터 1.9%대로 인상된 카드수수료율을 우선 적용했다. 이날 현대차 역시 이를 반대하며 5개 카드사에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2차례 공문을 보내는 등 수수료율 인상에 대해 협의를 진행하려고 했지만, 카드사들은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고수해왔다. 특히 인상 근거를 제대로 제시하지 못했다”며 “또한 이익률 감소로 어려운 상황에서 수수료율까지 인상하면 경영 부담이 크다고 판단해 계약해지를 통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여파로 유통업계 및 통신사 등 연매출 500억원 이상 다른 대형가맹점과 카드수수료율 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 물가 상승 등으로 업황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가맹점수수료율도 오른다면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며 “현재 다른 업계의 수수료 협상 과정을 지켜보며 계속 조율 중에 있다”고 말했다. 

    또한 신용카드로 신차를 구입하려는 고객들 역시 큰 불편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용금액 기준 국내 1~3위사인 신한카드·삼성카드·KB국민카드 시장점유율은 약 60%다. 롯데카드와 하나카드 점유율까지 고려하면 70%를 넘어선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특정 카드사 외 자동차할부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면 고객들이 고려할 수 있는 금융상품 폭도 줄어들게 된다”며 “이로 인해 고객들이 불필요한 카드를 신규 발급하는 등 불편함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현대차는 카드사들이 요구한다면 추후라도 이 부분을 논의할 수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5개 카드사 역시 이번주 동안 현대차와 원만한 합의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의 갑작스러운 계약해지 통보로 매우 당혹스러운 상황”이라며 “현재 고객의 불편이 없도록 앞으로 현대차와 계속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