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둘러 사전예약 했는데… '물량부족' 이유 예약 취소 문자 받아"물량 예측실패 원인 지목… 5G 스마트폰 판매 '몰아주기' 의혹도
  • 삼성전자의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10' 시리즈가 사전예약 판매에서 흥행몰이에 나선 가운데, 특정 모델(갤럭시S10플러스·128GB)에선 재고부족 현상이 발생하면서 소비자들이 구매에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고객들 사이에선 이른 사전예약 신청에도 불구, 제품 수령 지연 및 판매점의 일방적인 예약 취소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으며 다수의 대리점·판매점은 사전예약 기간 중 해당 모델의 신청을 받지 않아 제품 수급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갤럭시S10의 첫날 개통량(이동통신사+자급제 모델)은 18만대 규모로 추산된다.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S9의 120% 수준으로 전작 대비 두드러진 성과다.

    삼성 측은 "첫날 개통된 자급제 모델은 전체 개통량의 20~30%를 차지했다"며 "첫날 개통량 기준 자급제 모델 판매량도 전작 대비 2배 이상 늘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갤럭시S10플러스 128GB 모델의 경우 수요가 집중되면서 일찌감치 재고부족 현상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전예약 마감일인 5일 일부 삼성디지털프라자를 비롯해 대리점, 판매점 등에선 해당 모델의 예약을 받지 않고 갤럭시S10 또는 갤럭시S10플러스 512GB 모델 등을 권유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했다.

    삼성디지털프라자 관계자는 "현재 갤럭시S10플러스 128GB 모델은 전국적으로 재고가 부족한 상황으로, 일찍부터 예약을 마친 고객들도 제품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며 "아직 예약기간이지만 정확한 입고 예정일을 알 수 없어 예약을 받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집단유통상가 내 판매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5일 찾은 강변 테크노마트의 경우 갤럭시S10플러스 128GB 모델을 보유한 판매점은 단 한 곳도 없었다.

    한 판매점 관계자는 "지금까지 사전예약 기간 특정 모델의 품귀현상이 이 정도로 두드러진 경우는 없었다"며 "상인들도 각자 성과를 위해 왠만해선 예약을 받지만, 이번 모델의 경우 제품 수령일을 가늠할 수 없어 다른 모델을 권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대다수 상인은 방문객들을 상대로 해당 모델을 제외한 갤럭시S10 시리즈 제품을 판매했으며, 방문객들 역시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타 모델을 구입하거나 발걸음을 돌렸다.

    회사원 권 모씨는 "사전예약 시작과 동시에 갤럭시S10플러스 128GB의 예약을 마쳤지만, 오늘 물량부족을 이유로 한 일방적인 예약 취소 문자를 받게 됐다"며 "사전예약 마감일이라 급하게 나왔지만 이곳에도 재고가 없어 결국 512GB 모델을 구입했다"고 토로했다.

    집단유통상가 내 관계자들은 삼성 측의 예상물량 예측실패를 원인으로 꼽았다. 갤럭시S10플러스 모델의 수요가 회사의 예상치를 훨씬 웃돌았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판매점 관계자는 "현재 상가 내에선 갤럭시S10플러스 128GB의 물량이 전국적으로 1만대 가량만 풀렸다는 이야기가 나돌고 있다"며 "외장 메모리 장착이 가능한 안드로이드폰에서 굳이 512GB를 구매할 이유가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해당 물량은 너무 적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달 말 출시가 예정된 '5세대(5G) 스마트폰'의 판매를 염두에 뒀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의 최초 5G 스마트폰인 만큼 일정 판매량 확보를 위해 현재 수요가 높은 모델의 생산량을 제한했을 가능성도 높다는 의견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갤럭시S10 시리즈를 구매한 소비자 가운데 5G 단말기 교체 프로그램에 가입한 경우도 있지만, 해당 프로그램을 이용하지 않는 고객들도 상당수 존재한다"며 "5G 스마트폰 판매량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재고부족 사태의 배경으로 지목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5일, 갤럭시S10과 갤럭시S10플러스 128GB 모델의 사전예약 개통기간 및 사은품 신청기간을 오는 30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