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출하량 부진 속 상반기 '적자' 전환 우려멀티카메라 적용 확대 속 사업구조 고도화 기반 분위기 반전 나서5G 상용화시 교체 수요 등 출하량 증가 따른 수혜 기대도
  • ▲ 지난해 독일 뮌헨에서 열린 '일렉트로니카 2018' 내 LG이노텍 부스. ⓒ연합뉴스
    ▲ 지난해 독일 뮌헨에서 열린 '일렉트로니카 2018' 내 LG이노텍 부스. ⓒ연합뉴스
    LG이노텍이 스마트폰 시장의 전반적인 부진으로 올 상반기 적자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사업 고도화를 위한 투자가 꾸준히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카메라모듈의 수요 증가와 판가 상승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하반기 반등 기대감도 상존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은 1분기 영업이익이 적자전환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주요 고객사인 애플의 스마트폰 출하량 부진으로 핵심 사업인 광학솔루션 부문의 실적 저하가 불가피해서다.

    LG이노텍의 실적은 지난해 4분기부터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7조9821억원으로 전년 7조6413억원에 비해 4.46% 성장했지만, 4분기 매출은 2조430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5.3% 급감하면서 3개 분기 연속으로 이어오던 성장가도가 한 풀 꺾인 것이다.

    이는 최대 고객사인 애플의 신형 아이폰 판매가 부진했고, 국내 및 중화권 고객의 수요도 주춤하면서 전체 매출의 60%가량을 책임지고 있는 광학솔루션의 매출이 감소한 영향이다.

    이 같은 흐름은 올 상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주요 고객사인 북미 스마트폰 업체는 출하량이 올해도 감소하면서 2008년 스마트폰 출시 이후 가장 낮은 점유율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LG이노텍은 업황 부진에 대응하기 위해 핵심 사업의 고도화를 위한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 LG이노텍 측은 "차별화된 기술을 중심으로 고부가 제품을 개발해 고객군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라며 "생산지 재편 및 고효율 생산시스템 구축으로 수익성을 제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LG이노텍은 지난해 유형자산 취득에만 현금 1조4135억원을 투자했다. 전년 7756억원에 비해 82.2% 증가한 금액으로, 2015년부터 4년간 증가세를 보였다. 유형자산 취득액은 통상 공장 및 시설투자에 투입된 비용을 뜻한다.

    대규모 투자가 진행됐음에도 현금 흐름은 우수하다. LG이노텍의 지난해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6212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3695억원보다 68.1% 증가했으며 유동비율은 31.5%p 상승한 141%에 달했다. 유동자산이 5011억원 줄었지만 유동부채도 9128억원 급감한 영향이다. 부채비율은 29.5%p 하락한 172%를 기록했다. 이 기간 미처분 이익잉여금도 27.1% 증가한 7731억원에 달했다.

    LG이노텍은 지난달에도 모바일용 카메라모듈 신규 시설투자에 2821억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광학솔루션의 경쟁력 강화와 시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말 지휘봉을 잡은 정철동 LG이노텍 사장은 올 초 "오랫동안 영속할 수 있는 '근본이 강한 회사'로 만들고 싶다"며 "사업구조를 고도화하고 수익 중심의 사업 운영을 해나가자"고 강조하는 등 투자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정 사장은 이어 "LG이노텍의 광학솔루션은 현재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카메라모듈에 3차원(3D) 센싱 모듈을 더해 1등 지위를 더욱 확고히 다지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앞서 LG이노텍은 스마트폰용 비행시간 거리측정(ToF) 모듈을 양산해 첨단 3D 센싱모듈 시장 선점에 나선다고 밝힌 바 있다.

    ToF 모듈은 피사체를 향해 발사한 빛이 튕겨져 돌아오는 시간으로 거리를 계산해 사물의 입체감과 공간 정보와 움직임 등을 인식하는 최첨단 3D 센싱 부품으로, 3D로 인식할 수 있는 구간의 거리가 길고 전력소모가 적으며 얇게 만들 수 있어 스마트폰에 적합하다.

    여기에 스마트폰 고사양화 추세에 따른 멀티 카메라 수요 확대와 판가 상승이 기대되면서 하반기부터 영업이익 반등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북미 고객사의 스마트폰 연간 출하량은 전년보다 감소할 것으로 보이지만, 트리플 카메라모듈에 의한 판가 상승으로 LG이노텍의 하반기 실적은 전년 동기에 비해 증가할 것"이라며 "다만 상반기 적자 폭이 예상보다 클 것으로 보여 연간 영업이익 감소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규하 애널리스트도 "북미 고객사의 멀티 카메라 비중은 2017년 13.9%에 불과했지만 2020년 82.2%까지 확대될 것"이라며 "5G 통신기능을 탑재한 신모델이 출시될 경우 교체수요 발생에 따른 출하량 반등으로 LG이노텍의 중장기적인 수혜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