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모리스, 궐련형 담배 영업조직 없애… 아이코스 전담 신사업팀 신설 "영업조직 통합"JTI·BAT 등 외국계 담배회사, 영업 조직 축소
  • ▲ 필립모리스코리아가 궐련형 담배 영업조직을 해체했다. 과거와 달리 영업사원이 직접 판매점을 뛰며 물량을 공급하지 않아도 담배 점유율에 큰 영향이 없어서다. 타사 역시 영업조직을 없애거나 축소하고 있어 당분간 이 같은 담배업계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연합뉴스
    ▲ 필립모리스코리아가 궐련형 담배 영업조직을 해체했다. 과거와 달리 영업사원이 직접 판매점을 뛰며 물량을 공급하지 않아도 담배 점유율에 큰 영향이 없어서다. 타사 역시 영업조직을 없애거나 축소하고 있어 당분간 이 같은 담배업계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연합뉴스
    필립모리스코리아가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 ‘전담 신사업팀’을 신설하는 등 영업조직을 재편했다. 전체 판매량의 10% 안팎의 비중을 차지하는 아이코스 영업에 총력을 다한다는 전략이다. 필립모리스코리아는 부티크 매장, 숍인숍 등 새로운 채널을 담당하는 아이코스 전담 영업부서를 신설, 궐련형 전자담배 영업에 집중한다는 각오다.기존 연초담배를 담당하던 영업직원도 아이코스 업무를 병행하게 됐다. 담배업계 전반적으로 영업조직을 없애거나 축소하고 있어 당분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과거와 달리 영업사원이 직접 판매점을 뛰며 물량을 공급하지 않아도 담배 점유율에 큰 영향이 없어서다.

    ◇ 필립모리스, '될 곳'에 집중한다… 아이코스 전담 영업조직 신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필립모리스는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말보로’, ‘팔리아멘트’ 등 연초 담배를 전담하던 영업조직을 재편하는 반면, 궐련형 전자담배인 ‘아이코스’를 전담하는 사업팀을 신설했다. 기존 궐련 담당 영업사원이 아이코스 영업도 병행하게 됐다. 

    필립모리스 관계자는 “아이코스가 출시된 2017년을 전후로 꾸준히 조직개편이 이뤄지고 있고, 최근에는 아이코스 전담 영업팀을 신설했다”며 “신사업팀은 세일즈와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기존 유통채널이 편의점·소매점 등의 국한됐다면, 부티크스토어·일렉트로마트 내 샵인샵 스토어 등 새로운 채널이 생긴만큼 영업조직에 변화를 줬다”고 설명했다.

    필립모리스가 영업조직을 개편한 이유는 두 가지로 분석된다. 먼저 궐련 담배는 개인 기호 제품으로 회사의 영업활동이 소비자 구매 변화로 연결되기는 쉽기 않기 때문이다.

    앞서 필립모리스는 ‘담배 연기 없는 미래’라는 비전을 발표하며 일반담배를 위해성이 저감된 혁신 제품으로 빠른 시간에 대체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아이코스'와 전용 담배 '히츠' 등 관련기기 판매에 집중하겠다는 해석이 나온다.

    또 다른 필립모리스 관계자는 "전체 담배 판매량 중 89~91%가 궐련형이며, 아이코스의 판매 비중은 9~11% 정도인 것으로 추정된다. 아이코스의 인기로 판매량이 상승하고 있지만, 아직 점유율에 있어서 압도적인 차이가 나 영업조직 강화에 나선 것"이라고 전했다.

    여기에 편의점 내 필립모리스의 연초 담배 점유율도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A편의점에서 전자담배를 제외한 담배 점유율을 살펴보면 2016년 23.7%에서 22.4%, 21%로 매해 축소되고 있다. 궐련 담배 시장에서 입지가 줄어들고 있는 것.

    이에 필립모리스는 올해 아이코스와 전용 담배 히츠 판매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말 경 히츠(아이코스 전용 담배) 판매량이 말보로를 넘어선 적이 있다. 그만큼 히츠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어서 내부적으로도 놀랐다"며 "몸에 해로운 일반담배를 없애기보다 더 나은 아이코스로 유도하는 점에서 의미가 깊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 ▲ 국내 편의점 내 담배 판매 점유율ⓒ각사 제공
    ▲ 국내 편의점 내 담배 판매 점유율ⓒ각사 제공
    ◇ JTI·BAT 영업 조직 없애거나 축소… KT&G도 고민

    현재 외국계 담배회사들은 영업조직을 대폭 감축하고 택배로 제품을 배달하는 시스템으로 변경하는 추세다. BAT코리아는 지난 2015년 업계 최초로 영업조직을 재편해 주요 판매거점을 중심으로 영업망을 집중한 바 있으며, 콜센터를 통한 발주 시스템을 도입했다.

    1990년 국내에 첫 상륙한 BAT코리아는 던힐·보그 등을 생산·판매하며 애연가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으면서 지난 2010년까지 국내 담배 시장 점유율 20%를 차지하는 등  매출 성장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2012년부터 점유율이 10% 초반까지 급락하면서 침체기를 맞았다.

    실제로 A편의점의 POS 기반 담배 판매량에 따르면 지난 2018년 BAT코리아의 판매량(전자담배 글로 포함)은 전체 시장의 11.6%를 기록했다. B편의점 점유율은 12.2%로 집계됐다.

    메비우스(옛 마일드세븐)·로직프로 등을 유통하는 JTI코리아는 임금인상 등 노사간 쟁의가 2017년부터 이어지고 있다. JTI코리아 노동조합 파업이 계속되면서 영업망은 사실상 멈춰선 상황이다. 콜센터를 통해 발주 문의가 오면 지점장 등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일부 직원들이 제품을 전달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영업사원의 파업에도 JTI코리아의 담배 판매량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A편의점의 POS 기반 담배 판매량에 따르면 JTI코리아는 2016년 8.8%의 점유율을 보이다 2017년 9.4%, 2018년 9.6%로 상승했다. 영업조직의 부재가 시장 점유율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반증이다.

    JTI코리아 관계자는 “현재 영업을 아예 하지 않는 건 아니며 태업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기본 업무는 하고 있으나 (일손이 부족하다 보니)신제품 출시 등에 신경을 덜 쓸 수 밖에 없다. 노사가 원만하게 합의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 ▲ ⓒ연합뉴스
    ▲ ⓒ연합뉴스
    이렇다보니 담배업계는 영업사원 축소 여부를 두고 고민을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많은 영업사원을 확보하고 있는 곳은 담배업계 1위 KT&G다. KT&의 영업사원은 1000여명이다. 이외에도 택배 시스템을 병행, 도서산간 지역은 콜센터 택배를 활용해 담배를 판매 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영업조직을 운영중인 KT&G도 해당 부서 축소를 두고 내부적으로 고민을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뜸했다. 이어 “비용 절감을 통해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으로 영업조직 축소를 선택했지만, 점포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