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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세단이라 불리는 현대자동차의 쏘나타가 5년만에 새로워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현대차가 '이름만 빼고 다 바뀌었다'고 자신할 만큼, 실내외 디자인에서부터 최첨단 안전사양까지 이전 세대와는 확연히 달라졌다.
신형 쏘나타는 스포티한 외관으로 중무장하며 출시 전부터 국내외에서 뜨거운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해외 유력 자동차 매체들은 혁신적인 디자인이라고 호평을 하는가 하면, 국내에서는 벌써부터 예약대수가 1만대를 돌파하는 등 신형 쏘나다 돌풍이 심상찮다.
현대차는 21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신형 쏘나타를 공식 출시하며, 미디어 시승 행사도 동시에 개최했다. 시승에 앞서 현대차는 신형 쏘나타에 새롭게 적용한 스마트 모빌리스 디바이스를 소개했다.
이날 현대차가 제일 먼저 선보인 신기술은 현대디지털키다. 행사장에 있는 현대차 한 연구원이 스마트폰을 통해 다른 곳에 있는 연구원에게 신형 쏘나타 키를 공유하자, 바로 차량 문을 열고 시동까지 걸었다.
뿐만 아니라 키 하나로 시동을 걸어 앞뒤로 이동할 수 있는 원격 스마트 주차보조도 함께 소개했다. 좁은 주차 공간에서 이 기능을 잘 활용하면 '문콕(문을 열 때 옆차량에 부딪치는 사고)'이 크게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스마트 모빌리티와 관련된 간단한 시연이 끝난 후 바로 시승행사가 이어졌다. 이날 시승은 일산 킨텍스에서 의정부 소재 한 카페까지 왕복 150km 구간으로 진행됐다.
시승차량은 2.0 인스퍼레이션 모델으로, 가격은 3289만원이다. 스마트스트림 G2.0 CVVL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됐으며, 최고출력 160마력(ps), 최대토크 20.0(kgf·m)의 주행성능을 자랑한다. 공인 연비는 리터당 13.3km(17인치 타이어 기준)이다.
신형 쏘나타 실물을 처음 본 순간 쿠페가 떠올랐다. 후면 트렁크 부분 길이를 기존 모델보다 대폭 줄이면서 스포티함이 강조됐다. 낮아진 차체 또한 쿠페 이미지를 떠올리는데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실내는 깔끔하면서도 세심한 정성이 녹아들었다. 대시보드까지 인조 가죽으로 마감 처리하며 기존 모델에 비해 한껏 고급스러워졌다. 센터페시아 상단의 10.2인치 와이드 네비게이션은 계기반과 비슷한 높이에 위치해 최적화된 시인성을 제공한다.
신형 쏘나타에는 전자식 변속버튼이 적용됐다. 운전석과 동승석 사이 기어봉을 없애면서 공간감을 살렸다. 변속버튼 우측에는 스마트폰 무선충전 기능이 있어, 운전 중이라도 큰 무리없이 폰 충전이 가능하다. -
고속도로에 접어들며 주행모드를 스포츠로 변경했다. 전자식 계기반이 빨간색으로 바뀌면서 스포츠 모드가 설정됐음을 알린다.
가속페달을 꾸욱 밟았다. 순간 '어라, 이건 뭐지'란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RPM이 오르며 엔진음도 우렁차게 들리지만, 정작 속도는 기대만큼 빠르진 않다. 스마트 스트림을 적용해 연비를 높이면서 가속성능은 떨어뜨린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주행 중 노면의 잔잔한 진동도 몸 전체로 전해졌다. 일반적으로 스포츠모드를 설정하면 서스펜션이 딱딱하게 바뀐다. 스포츠로 설정한 탓인가 해서, 주행모드를 컴포트로 바꿨지만 큰 차이는 없다.
일정 속도가 넘어가자 실내로 유입되는 풍절음도 귀에 거슬렸다. 터널로 들어가자 소음은 더 심해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짧은 주행에도 적잖은 피로감을 느꼈다.
신형 쏘나타는 차선유지 보조기능이 탑재돼 있다. 이 기능은 스티어링 휠에 있는 버튼 하나만 누르면 바로 활성화된다.
이 기능이 켜져 있으면 차선을 인지해 차량을 정중앙에 유지시켜 준다. 옆차선을 침범하는 경우가 생기더라도, 곧바로 핸들을 잡아주기에 사고 방지에 매우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뿐만 아니라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은 운전자에게 한결 더 편안한 주행을 지원한다. 실제 신형 쏘나타 시승 중 터널이 보이자, 스스로 내부 순환으로 공조 모드를 바꿨다.
또한 크루즈 컨트롤이 활성화돼 있는 상태에서 과속 카메라를 맞이하면, 설정 속도와 관계없이 준수 속도로 저절로 바뀐다. 물론 과속 카메라를 지난 이후에는 설정 속도로 다시 올라간다.
짧은 시간 신형 쏘나타를 시승하며 나온 연비는 리터당 15.3km였다. 가속성능이 다소 아쉬웠지만 연비를 본 순간 '그럴만 했네'란 혼잣말을 하며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