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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증권이 고용보험기금 전담운용사 선정에 사활을 걸고 있다.
KB금융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받고 이번 기회를 통해 OCIO(외부위탁운용관리) 사업의 새로운 강자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고용보험기금의 전담 운용사 선정을 위한 프레젠테이션(PT)을 진행한다.
보안상의 문제 등으로 정확한 날짜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28일 경이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약 9조4000억원을 보유 중인 고용보험기금은 지난 2015년부터 한국투자증권이 운용을 맡아왔으나 올해 경쟁입찰을 통해 재선정한다.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 외에도 NH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등이 도전장을 던진 상태다.
KB증권이 이번 사업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이유는 신임 대표 체제 하에서 KB증권의 이름을 걸고 벌이는 첫 대외 사업이기 때문이다.
KB증권은 이번 사업 제안을 위해 김성현 사장 산하에 OCIO 사업추진부를 확대하고 인력보강에 주력해왔다.
IB부문 최고의 전문가 출신으로 홀세일부문, IB부문과 글로벌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김성현 사장은 향후 투자비중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체투자 노하우를 기금운용에 접목해 고용보험기금의 수익률 제고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WM·S&T부문과 경영관리를 총괄하고 있는 박정림 사장도 "수익률이나 위험에 대한 욕구가 모두 다른 수 만명 고객의 자산을 관리해왔던 역량을 이제 기관고객 대상인 OCIO 시장으로 넓히려 한다"며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를 적용한 새로운 투자기법과 관리서비스 등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KB증권은 이번 기회를 통해 기관투자자 이외에 일반법인, 퇴직연금 시장까지 겨냥하고 인력보강 이외에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하는 등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그동안 KB금융지주 차원에서 진행되던 산학지원 사업도 확대해 증권 자체 예산을 편성해 지원규모를 늘릴 계획이다.
회사 내부적으로도 이번 입찰이 김성현 사장의 상품소싱 부분과 박정림 사장의 자산관리 경험의 전문성이 결합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최적의 기회로 여기는 분위기다.
김성현 사장은 "KB증권은 과거 국내 OCIO 제도가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이전부터 다수 연기금의 자산을 위탁받아 운용한 경험과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며 "향후 성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OCIO 시장에서도 선도증권사가 되기 위해 자체 시스템 업그레이드, 인력 확충 등에 총력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OCIO 시장의 확대를 필연적으로 보고 있다.
저성장, 저금리 기조에 대규모 자금을 보유하고 있는 기관투자자나 일반기업들은 수익률 제고를 위해 변동성이 큰 위험자산 투자가 불가피하다.
상대적으로 기대수익률이 높은 해외 대체투자를 위해서는 전문적인 역량이 필요하며 이는 전문기관에 위탁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추세에 대비해온 KB증권은 이번 고용보험기금 주간운용사 지원을 OCIO 시장진출 출사표로 여기고 있다.
기존 주간운용사들이 보여준 역량은 이미 내부적으로 갖추고 있으며, 여기에 KB금융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KB국민은행, KB인베스트먼트, KB부동산신탁 등 각 분야별 전문 투자회사와의 협업으로 국내 OCIO 수준을 한 단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운용역량 역시 KB증권은 고객 맞춤형 일임 운용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며 검증을 받았다고 자신한다.
KB증권의 전체 랩어카운트 잔고는 지난 2017년말 3조4500억원 수준에서 2018년 3월 기준 약 2조3000억원이 증가한 5조7500억원으로 1년 사이 약 67%의 잔고가 늘어났다.
같은 기간 대표 상품인 KB able Account의 잔고는 약 2조원 증가했으며, 이 중 고객의 투자 성향에 따라 세부적인 포트폴리오 유형을 제공하는 자산배분형 가입자의 잔고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지속된 글로벌 금리 인상 기조와 최근 글로벌 경제둔화 상황 속에서 KB증권의 전문적인 일임 맞춤 운용에 대한 고객의 높은 관심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이는 정성평가가 절대적인 OCIO 사업자 선정에 유리한 요소로 분석된다.
OCIO는 운용전략과 자산배분전략 등 정성평가가 100점 만점 중 90점이고, 10점이 가격평가 점수다.
결국 교수, 변호사, 연구원 등으로 구성된 평가위원회를 대상으로 한 이번 PT가 OCIO 선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KB증권은 자산관리는 물론 리서치역량, 특히 KB금융그룹 차원의 사업 육성 의지를 전달하겠다는 계획이다.
KB증권 리서치센터는 국내외 모든 투자자산에 대한 리서치 조직을 갖추고 있다.
해외 주식투자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는 추세에 맞춰 KB증권 리서치센터는 2018년 글로벌주식팀을 구성해 해외주식리서치 역량강화에 노력을 기울여 왔다.
해외 종목 커버리지를 업계 최고 수준으로 확장하고, G2 국가 중심의 전략/업종/종목을 분석하는 G2 Daily를 발간하는 등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업계최고 경력과 평판도를 지닌 수석 이코노미스트 (Chief Economist)가 이끄는 리서치센터내 매크로팀은 글로벌 투자환경에 필요한 전문적인 경제분석 보고서를 작성한다는 평을 받고 있다.
글로벌자산배분 리서치 자료인 Fortuna는 선진시장, 신흥시장을 포함한 글로벌 주요 국가 주식, 국채, 크레딧, 대체투자 자산에 대한 투자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KB증권은 이같은 리서치 역량을 바탕으로 탄력적이고 효율적인 전술적 자산배분을 통해 고용보험기금의 수익률 제고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KB증권 관계자는 "KB금융그룹에서 육성의지가 강한 OCIO 사업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KB금융그룹 전 계열사를 통해 운용인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고용보험기금 전담운용기관으로서 최상의 운용역량을 제공할 수 있게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