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시간 넘도록 회의했으나 수탁위내 의견 갈려 현대엘리베이터 현정은 회장 재선임은 '기권'
  • ▲ 국민연금이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의 연임을 두고 찬반 결론을 내지 못했다.  ⓒ뉴데일리
    ▲ 국민연금이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의 연임을 두고 찬반 결론을 내지 못했다. ⓒ뉴데일리
    국민연금이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의 연임을 두고 찬반 결론을 내지 못했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위원회는 25일 오후 5시부터 주주권행사 분권위원회의를 열고 4시간 이상 조 회장 재선임에 대한 의결권 방향을 논의했다.

    하지만 위원들 간의 찬반 의견이 갈리면서 결론을 내지 못했다. 

    대한항공의 주주총회는 오는 27일로 예정돼 있어 적어도 26일까지는 국민연금의 사전 의결권행사 공시가 이뤄져야 한다. 

    수탁자위원회는 26일 오후 3시 회의를 열고 재논의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연금 측은 "수탁자책임 위원 간의 이견이 있어 오늘 회의서 결론을 내지 않았다"면서 "26일 위원회를 속개해 재논의할 것"이라 밝혔다.  

    앞서 국민연금의 의결권 자문사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은 조양호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에 반대를 권고했다. 

    대한항공의 지분은 조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이 33.35%를 갖고 있다. 

    국민연금은 11.56%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조 회장이 경영권을 사수하기 위해서는 국민연금의 '찬성'이 어느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대한항공 정관에 따르면 이사 선임 및 해임은 '주총 참석 주주의 3분의 2이상 동의'를 받아야 한다. 

    특히 국민연금이 반대를 결정하고 이후, 외국계 투자자인 DFA, 뱅가드, 블랙록, 골드만삭스 등까지 가세한다면 조 회장의 경영권은 위태로워진다. 

    국민연금이 대한항공에 기권표를 던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국민연금은 25일 이뤄진 현대엘리베이터 주총에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재선임 안건에 기권, 사실상 현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현 회장은 현대상선으로부터 배임 혐의로 고발당한 상태다. 

    한편 이날 국민연금·사학연금·공무원연금 노동조합 등 7개 단체는 국민연금을 향해 배임·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조 회장의 재선임안 반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대한항공 총수 일가의 상식 이하 갑질은 국민적인 지탄의 대상이 됐다"면서 "대한항공은 조 회장의 이사 연임 안건을 버젓이 상정시켰다. 경제 정의와 사회 공익이 도전받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