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선 후보자 장남의 한국선급 특혜채용 문제가 집중포화를 맞았다. 야당은 상식선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질타했고, 문 후보자는 관여한 바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자유한국당 이양수 의원은 "문 후보자 장남은 2차 면접까지 7등을 해 당시 채용기준으로는 최종합격자 5명 안에 들 수 없었지만, (한국선급이) 채용기준을 어겨가며 서류와 필기, 전공면접, 임원면접 등을 모두 합산하면서 4등을 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문 후보자 아들은 객관적인 전공필기시험에서 31점을 받았으나 주관적인 면접에선 88점을 받았다"면서 "면접위원은 인사팀장 단 한 명이었다. 누군가의 지시를 받고 조작할 수 있다. 윗선의 개입이 있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자기소개서를 보면 항목당 1000자 이내로 적게 돼 있다. 보통의 취업자라면 악착같이 999자를 써 자신을 소개하려 한다"며 "문 후보자 장남은 평균 333자를 써냈다. 대충 썼다는 얘기인데 만점(30점)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자소서에 '가족 중 한국해양대 출신이 많은 덕에' '국제적인 활동이 많은 아버지 덕을 봤다'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블라인드 평가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또한 "문 후보자 아들이 토익점수를 제출했는데 유효기간이 지난 성적표를 냈다"면서 "원래 기간이 지난 성적표를 내면 0점 처리하는데 (한국선급에서) 내부 회의를 통해 미제출자 포함 전원에게 1점을 주기로 했다. 이 1점이 없었으면 (후보자 장남은) 80점에 그쳐 낙방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문 후보자가 채용 기간에 한국선급을 찾는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문 후보자는 세계해사대 교수로 있던 2015년 4월11~18일 한국선급을 방문했다. 이 시기는 채용시험이 진행됐던 기간"이라며 "11월에도 한국선급을 방문했는데 이때는 후보자 아들이 수습을 끝내고 직원이 될 때쯤"이라고 부연했다.
같은 당 김태흠 의원도 "자소서에 가족 등을 알 수 있게 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은 부정행위"라며 "토익점수도 0점을 줘야 하는데 문 후보자 아들을 살리려고 전부 점수를 준 것으로 보인다. 정황상 특혜다"고 말했다. 그는 "(아들) 채용시험 볼 때 (후보자가) 한국선급을 방문하고 면접자가 친구인 데다 유효 기간 지난 토익점수를 냈는데 점수를 받는 등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야당은 한국선급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문제가 됐던 기관임을 부각하기도 했다. 한국당 경대수 의원은 "세월호 사고 때 선박안전 등이 문제가 돼 사고 이후 한국선급의 업무 내용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같은 당 이양수 의원은 "한국선급은 선박의 급을 매기는 중요한 기관으로, 공공성을 담보해야 한다"며 "직원 채용도 공공기관과 같이해야 한다. 세월호 사태가 그냥 생긴 게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후보자는 "채용시험에 관여한 적 없다"면서 "한국선급 방문도 공식적으로 업무가 있어 갔고 회장을 만날 때 다른 배석자도 2명쯤 있었다"고 해명했다. -
한국당 김태흠 의원은 "공직자 후보로서 위장전입은 엄중한 사안이다. 과거 DJ(김대중) 정부 때부터 앞선 박근혜 정부까지 위장전입 문제로 얼마나 많은 (고위공직자) 후보자가 낙마한 줄 아느냐"면서 "그런데 문재인 정부에선 (임명을) 밀어붙이다 보니 1명도 없다. 형평성 문제가 있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는 말 한마디로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고 역설했다.
문 후보자는 "(위장전입에 대해선) 할 말이 없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당 이만희 의원은 건강보험료 납부 회피 문제를 집중 거론했다. 이 의원은 "국민건강보험법 제5조는 피부양자 적용대상을 직장가입자에게 주로 생계를 의지하는 사람으로 돼 있다"며 "문 후보자는 세계해사대학에서 일하며 억대 연봉을 받고 국내에서도 월 300만원이 넘는 공무원 연금을 받는데도 군 복무 중인 아들의 피부양자로 건강보험을 등록해 최근 10년간 건강보험료 납부액이 35만원쯤에 불과하다. 법 규정 위반"이라고 쏘아붙였다.
문 후보자는 "살뜰히 챙기지 못해 송구스럽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