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5조 적자… 4개 지점·출장소 폐쇄 스톱
  • 한국수출입은행이 비용절감을 위해 추진한 지점 폐쇄가 정치권의 반대에 부딪쳐 제동이 걸렸다.

    정치권은 지점 폐쇄로 얻는 비용절감 효과가 크지 않은데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에 고통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반대하고 있다. 

    여기에다가 경남 창원성산 및 통영고성서 치러지는 4·3보궐선거를 앞두고 '표심'을 얻기 위해 여야가 경쟁적으로 수은 지점 폐쇄를 비판하고 있다. 내년 총선까지 염두에 둔 모습이다.

    27일 수출입은행 등에 따르면 수은은 경남 창원 지점을 포함한 구미, 여수, 원주 출장소의 폐쇄 재검토에 들어갔다. 수은이 4곳의 지점 폐쇄에 따른 비용절감액은 연간 7억원정도로 알려졌다. 

    지난 25일 국회 기획재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여야 의원들은 지점폐쇄를 한목소리로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정호 의원은 "창원지점 폐쇄는 부산지점 통합으로 이어지는데 업무 과부하가 우려된다"면서 "최근 조선업이 살아나고 있는데 창원지점 폐쇄는 찬물을 끼얹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지역과 상황변화를 무시하고 무리한 혁신안을 강행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면서 "지점폐쇄를 원점에서 재검토해달라"고 촉구했다. 

    자유한국당 엄용수 의원 역시 "창원지점이 폐쇄하면 47개 거래기업, 9300여명 종사자가 불편을 겪게 된다"면서 "수은이 국책은행으로서 고유 목적을 성실히 수행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지역민들이 지점폐쇄를 매우 서운해한다"며 "문재인 대통령까지 내려가서 제조업을 독려하는데 창원 같은 곳에 수은의 역할이 집중돼야 한다"고 했다. 

    여야 의원들의 지점폐쇄 반대 의견이 쏟아지자 은성수 수은행장은 "신중히 재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수은이 지점 축소에 나선 것은 '적자경영' 영향이 컸다. 

    수은은 2016년 조선업 구조조정 등 여파로 창립이래 처음으로 1조5천억원의 적자를 냈다. 정치권에서는 경영정상화 방안 요구가 거셌고 수은은 자체적으로 조직 축소가 포함된 23개 혁신안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창원지점을 비롯해 구미·원주·여수의 출장소 등 4곳의 폐쇄안이 담겼다. 다만 정치권의 반대가 거세지면서 올 상반기로 예정된 사무소 폐쇄가 없던 일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