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후보 물색-검증-청문회-임명 수개월 소요
  • ▲ 국토부.ⓒ연합뉴스
    ▲ 국토부.ⓒ연합뉴스
    국토교통부의 레임덕이 장기화할 전망이다. 최정호 장관 후보자가 자진 사퇴한 가운데 국회 복귀가 늦춰질 수밖에 없는 김현미 장관은 마음이 콩밭에 가 있을 공산이 커서다.

    최 후보자는 지난달 31일 국토부 대변인실을 통해 "장관 후보자에서 사퇴한다"고 밝혔다. 국토부 장관 후보자가 청문 과정에서 낙마한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

    최 후보자는 청문 과정에서 다주택 투기 의혹과 딸·사위 꼼수 증여 등이 논란이 됐다. 국회 인사청문회 답변 과정에서조차 소신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의원은 질의에서 "평소 다주택 보유와 관련해 부담이 있었고, 처분해야 한다는 소신이 있었다면 보유하거나 청문회 이후 판다고 했어야 한다"면서 "청문회 과정에서 증여하니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설상가상 지난달 29일 전격 사퇴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의 재개발 상가 투자 논란이 겹치면서 여론이 악화했다.

    국토부는 당분간 현 김 장관 체제로의 운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문제는 내년 4월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두는 김 장관이 오롯이 직무에 전념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문재인 정부 1기 내각에 함께 합류했던 김영춘 해수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기자간담회에서 "지역구를 2년간 비웠다"며 "(내년 총선까지) 남은 1년간 지역구 의원으로서 성실히 바닥을 누비는 활동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미 장관이 내년 총선에 불출마하는 쪽으로 서둘러 교통정리가 되지 않는 한 몸 따로 마음 따로인 어중간한 상태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국토부로서도 장관 교체기 어수선한 분위기가 앞으로 수개월이나 이어질 수 있다.

    차기 장관 후보군으로는 국토부 관료 출신이 여전히 유력하게 거론된다. 최 후보자 지명에 앞서 하마평이 돌았던 정일영 인천공항공사 사장, 박상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에 대한 세평이 여전하다. 현역 박선호 제1차관과 김정렬 제2차관 이름도 거론된다. 문재인 정부가 집권 3년 차 들어 체감할 수 있는 정책 성과를 내고 이를 국정운영의 동력으로 삼으려면 관련 분야 전문가를 전진 배치해야 한다는 당위성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이번 인사청문회가 난항을 겪고 잦은 인사참사에 대한 책임론이 가열되는 상황에서 청와대가 국회의원 입각 카드를 만지작거릴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자유한국당이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고는 있으나, '현역불패'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인사청문 제도가 시작된 2000년 이래 현역 의원 출신 후보자가 낙마한 사례는 아직 한 번도 없었다.
  • ▲ 자진 사퇴한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연합뉴스
    ▲ 자진 사퇴한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