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자 베트남법인서 이자율 '0%' 장기차입'중국發 디스플레이 전쟁' 장기전 돌입 중비… '이익률' 사수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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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중국업체들과의 경쟁이 격화되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에 2조6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해 장기전에 대비하고 나섰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50% 이상 급감한 이익을 낸데 이어 올해는 적자전환까지 점쳐지는 상황이다.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베트남법인(Samsung Electronics Vietnam Co., Ltd.)을 통해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에 250만달러를 투입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장기차입금 형식으로 이 자금을 수혈받아 운영비 및 설비 투자비 등 전면에 걸쳐 활용하고 있다.삼성전자는 2조6000억 원을 빌려준 데에 대한 이자도 받지 않기로 했다. 오는 2021년 8월까지로 약정된 차입에 이자는 0%다. 삼성이 디스플레이 사업을 전담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처한 현실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전폭적인 지원에 나섰다는 점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자금 수혈의 주체로 삼성전자 베트남법인이 나선 것도 눈길을 끈다. 삼성전자 베트남법인은 베트남 호치민에 지난 1995년 세워진 이후 삼성전자 대부분의 제품을 생산하는 생산 요충지 역할을 맡고 있다. 이후 하노이 인근 박닌에 휴대폰 공장을 설립하고 연간 판매량의 절반 가량을 생산하는 동시에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SDI, 삼성전기 등 계열사들도 함께 진출해 역할을 더욱 키워가고 있다.삼성전자 베트남법인이 삼성디스플레이 자금 수혈의 선봉에 선 것도 베트남 현지 공장에서의 생산 시너지를 내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삼성디스플레이도 현재 베트남법인(Samsung Display Vietnam)을 주력 생산기지로 삼고 있어 앞으로도 이 공장을 중심으로 주요 투자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다. 삼성디스플레이 베트남법인은 8조원 자산규모에 지난해 매출액이 20조 원에 육박하는 핵심 법인이다.이에 앞서 삼성전자 베트남법인은 삼성디스플레이에 필요한 자금을 공급하는 백기사 역할을 이어왔다. 지난 2017년까지만해도 삼성디스플레이가 단기 자금을 차입하는 주요 창구로 삼성전자 베트남법인을 활용해왔고 지난해부터는 아예 장기차입금 형태로 사실상 기약없는 자금 지원을 시작했다.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이같은 삼성디스플레이 지원이 중국업체들로부터 시작된 디스플레이업계 가격경쟁 및 물량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장기전에 돌입한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는다. 이미 중국발 LCD 가격 전쟁으로 국내업체인 LG디스플레이가 몇 년째 고전을 면치 못한데 이어 삼성디스플레이도 타격이 불가피해졌고, 중소형 디스플레이에서도 중국업체들이 스마트폰용 저온폴리실리콘(LTPS) LCD 생산을 늘려 OLED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어 위기가 목전에 온 상황이다.삼성은 이 같은 위기 상황이 적어도 올해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것이라는 판단 아래 디스플레이에 적극적으로 자금을 투입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보인다.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 디스플레이업체들의 점유율이 소폭이지만 중국업체들에게 뺏기기 시작한 상태에서 자금 측면으로 버팀목을 마련해 주면 경쟁국면을 그나마 조기에 끝낼 수 있다"면서 "디스플레이 사업을 지키겠다는 삼성의 의지 반영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