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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아파트 청약이 까다로워지면서 지난 2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무순위 청약'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청약경쟁률이 수백대 1에 달하는 인기 단지를 청약통장이 없이 당첨받을 수 있어서다. 청약가점이 낮은 무주택자나 새 아파트로 갈아타려는 유주택자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8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한양은 오는 10~11일 청량리역 일대 재개발 정비사업인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192'에 대한 무순위 청약을 받는다. 특히 서울에서 1순위 청약을 하기 전 사전접수를 받는 첫 단지여서 눈길을 끈다. 마찬가지로 '한양수자인 구리역'도 이달 8~9일 사전 무순위 청약 접수를 받는다.
무순위 청약은 부적격자 당첨 취소 등으로 발생한 잔여 가구에 대한 청약을 받는 제도다. 그동안 잔여 가구가 발생하면 모델하우스에 줄을 서서 선착순으로 진행됐다. 이 때문에 인기 단지의 경우 전날부터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는 불편함이 따랐다.
이에 정부가 청약 과열을 우려해 온라인을 통해 접수를 받도록 주택법을 개정해 청약사이트인 '아파트투유'를 통해서 무순위 청약을 받는다. 특히 무순위 청약은 미분양된 물량에 대해 청약을 하는 것이어서 청약통장이 없거나 자격이 안되는 사람도 청약이 가능하다. 세대주, 청약 재당첨 제한 등의 조건도 상대적으로 덜 까다롭다.
실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새 아파트는 1순위 자격 및 가점 등으로 인해 당첨되기가 쉽지 않다. 당첨되었더라도 청약 자격에 부적합하는 등 여러 이유로 잔여 가구가 발생한다.
실제 지난 2월 평균경쟁률 4.4대 1로 1순위 마감한 '평촌 래미안 푸르지오'의 경우 1순위 당해 마감돼 안양시 1년 이상 거주자에게 우선권이 있었다. 하지만 일반분양 659가구 중 234가구(35.5%)의 잔여 가구가 발생해 오는 10일 사후 무순위 청약접수를 받는다.
이번 무순위 청약에서는 수도권 전역에 거주하는 성년자라면 세대주에 상관없이 청약통장이 없어도 청약을 신청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청약 경쟁률이 뜨거운 단지는 분양권 프리미엄도 높아 무순위 청약을 노리는 투자자도 많다.
실제 올해 1월 분양한 대구 중구 '남산 자이하늘채' 무순위 청약에는 44가구 모집에 2만6649명, 같은 달 분양한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소재 'e편한세상 청계센트럴포레'엔 60가구 모집에 3000여명이 무순위 신청 접수를 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9·13대책 시행 후 청약 자격 요건을 갖추지 못한 부적격자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며 "특히 강남3구 등 투기과열지구나 조정대상지역에서도 미계약 물량이 발생하니 자금력을 갖췄다면 무순위 청약을 노려보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