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유행하던 '테라조' 소재 재부상공간 전체가 아닌 일부만 바꿔도 뉴트로 느낌낼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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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까사미아

    식품·외식업계와 호텔업계에 이어 가구·인테리어 시장에까지 '뉴트로(New-tro)' 열풍이 불고 있다. 현대적인 감각을 살리면서도 쉽게 질리지 않는 특성 때문에 인테리어 시장의 올해 트렌드로 급부상한 모양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가구·인테리어 시장에 '테라조' 소재가 인기다. 테라조는 대리석 조각들을 시멘트에 섞어 굳힌 다음 표면을 가공한 소재로, 1980년 학교나 관공서에 흔하게 사용됐던 소재다.

    이에 따라 테라조 소재를 활용한 인테리어나, 테라조 소재의 패턴을 구현한 소재를 이용해 뉴트로 스타일의 인테리어를 시도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테라조를 벽면, 바닥과 같은 큰 면적에 시공하는 것 보단 테라조 자재가 적용된 테이블, 시계 등 작은 인테리어 소품으로 배치하면 뉴트로 분위기를 낼 수 있다.

    뉴트로는 ‘새로운(New) 복고(Retro)’ 또는 ‘복고를 새롭게 즐긴다’는 의미로, 과거의 패션, 음악 등을 현 시대에 맞게 재해석한 콘텐츠에 젊은 층이 열광하며 하나의 문화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단순히 옛것이 아닌 현대적인 감각을 더했기 때문에 유통가는 물론, 분야를 가리지 않고 올해의 소비 트렌드로 떠올랐다.

    이 때문에 인테리어 시장의 뉴트로 트렌드 역시 공간 전체를 복고풍으로 꾸미는 것이 아니라, 현관 바닥만, 혹은 욕실 바닥만 테라조 소재, 혹은 뉴트로 스타일 타일로 시공하는 등 포인트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뉴트로 가구 트렌드는 깊이감이 있는 원목컬러가 공통점"이라며 "짙은 원목 컬러는 다른 컬러의 가구들과도 조화가 잘 되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게감이 느껴지는 만큼 고급스럽고 질리지 않는 매력이 있다"며 "새 것이지만 오래 전에 물려받은 듯한 느낌, 그러면서도 현대적인 공간에 전혀 이질감이 없다"고 설명했다.

    LG하우시스 역시 뉴트로 주방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는 데 따라 뉴트로 주방 인테리어에 집중하고 있다.

    LG하우시스 관계자는 "주방 상/하부장의 컬러와 패턴만 바꿔도 뉴트로 주방을 만들 수 있다"며 "오래된 가구의 느낌을 주는 브라운 계열, 원목이나 메탈 패턴으로 포인트를 주면 간편하게 뉴트로 주방으로 변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바닥만 화려한 장식의 타일 시공을 하거나 러그나 매트류로 뉴트로 분위기를 낼 수 있다. 뉴트로 스타일의 토스터기나 주전자를 테이블에 올려두는 것만으로도 주방 분위기가 바뀌기도 한다. 업계 사이에서는 드롱기 아이코나 시리즈가 빈티지한 컬러와 디자인으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이처럼 뉴트로 트렌드는 인테리어 전체를 바꾸거나 집안을 리모델링 해야 하는 부담 없이 가구 하나만으로도 공간 전체에 뉴트로 감성을 불어넣어줄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다.

    이같은 트렌드에 힘입어 최근 까사미아는 ‘뉴트로’ 감각의 리빙 & 다이닝룸 가구 ‘메이어(MAYER)’ 시리즈를 출시했다. 까사미아 메이어 시리즈는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해 아날로그 감성과 모던한 감각을 더한 가구 시리즈다.

    천연 월넛 무늬목의 나뭇결과 풍부한 색감을 자연스럽게 살린 복고풍 디자인에 블랙과 황동색 철재 디테일 포인트로 모던한 느낌을 입혀 고풍스러우면서도 세련된 분위기의 공간 연출이 가능하다.

    까사미아 관계자는 “뉴트로 열풍으로 홈퍼니싱 업계에서도 복고풍과 모던 스타일이 결합된 리빙 아이템이 계속해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며 “이번 출시한 ‘메이어 시리즈’를 비롯해 최신 트렌드에 민감한 소비자들의 니즈를 만족시키는 다양한 신상품으로 선택의 폭을 더욱 넓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당초 뉴트로 트렌드는 패션, 뷰티 업계에서 시작됐지만 소비 생활 전반에서 옛 추억을 되살릴 수 있는 공간을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서 발표한 2019년 외식 트렌드를 이끌어갈 키워드에 선정됐다.

    외식 및 식품 업계에서는 오랜시간 사랑받은 전통 메뉴들에 담긴 ‘그 때 그 시절’ 감성이 고스란히 재현된 뉴트로 제품들을 출시하는 한편, 업장에 뉴트로 인테리어를 반영해 포토스팟 조성에 나섰다.

    롯데제과는 새롭게 출시한 ‘치토스 콘스프맛’ 포장에 1990년 판매 당시 쓰인 포장 디자인을 적용했고, 삼양식품도 1972년 처음 선보인 국민 과자 ‘별뽀빠이’ 47주년을 맞아 ‘레트로 별뽀빠이’를 리뉴얼 출시했다.

    남양유업이 운영하는 아이스크림 브랜드 ‘1964백미당’은 전통 견과류와 과일을 아이스크림과 결합해 선보인 신메뉴 ‘옥광밤 아이스크림’과 ‘홍시 아이스크림’ 등 2종을 잇달아 출시했고, 동아오츠카 오란는 ‘오란씨 뉴트로 스페셜 패키지’를 한정판으로 발매했다.

    SPC삼립이 출시한 뉴트로 콘셉트의 ‘우카빵’과 ‘떡방아빵’은 출시 한달 만에 100만 개 판매를 돌파하기도 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서울우유의 역사를 보여주고 밀레니얼 세대의 감성을 겨냥한 ‘서울우유 밀크홀 1937 레트로컵’ 3종을 출시해 많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옛 감성을 그대로 담은 레트로 굿즈 ‘서울우유 밀크홀 1937 레트로컵’은 과거 서울우유 브랜드 홍보를 위해 제작된 컵을 모티브로 하여 재현했다.

  • ▲ ⓒ서울우유협동조합
    ▲ ⓒ서울우유협동조합
    이 같은 식품업계의 뉴트로 트렌드는 외식 공간으로 이어졌다. 뉴트로의 대표격인 한옥마을 익선동에는 뉴트로 감성을 가진 베이커리, 카페, 놀이공간, 식당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고가구로 개화기 다방 느낌을 재현한 ‘커피한약방’과 양과자전문점 ‘혜민당’은 괘종시계, 오래된 전등, 자개장 등 세월의 흐름이 느껴지는 앤티크한 소품으로 카페 내부를 채워 넣어 구한말 시대에 온 듯한 이색적인 레트로 감성을 느낄 수 있다.

    ‘동백양과점’도 개화기 제과점을 모티브로 해 독특한 분위기를 풍긴다. 개화기 콘셉트를 살리기 위해 카페 이름과 간판, 외관은 물론, 앤티크한 조명과 쇼파 등 예스런 느낌을 살린 소품들을 곳곳에 섬세하게 배치한 점도 돋보인다. 

    ‘프릳츠커피컴퍼니’는 전통 기와집을 개조해서 만든 레트로풍 베이커리 카페다. 오래된 이층 양옥집의 틀은 살리되, 자개장 등 한국적이면서 고풍스러운 빈티지 소품들을 활용해 내부를 꾸몄다. 특히 프릳츠 커피는 카페 외관과 내부 인테리어와 더불어 원두와 티백커피, 유리컵 등 카페 MD까지 레트로 콘셉트의 패키징을 적용해 주목 받고 있다.

    이처럼 외식 공간의 뉴트로 트렌드가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이 직접 뉴트로 인테리어를 시도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뉴트로는 패션에서 시작해 식품으로, 가구 생활 분야까지 소비 전반을 아우르는 트렌드"라며 "사실 트렌드가 너무 빨리 변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일회성으로 소비하는 것이 아니면 트렌드를 따르지 않으려는 경향도 있는데, 뉴트로의 경우 옛것과 새것의 조화를 표방하기 때문에 레트로의 좋은 점만을 취할 수 있고 소품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느낌을 낼 수 있어서 부담도 적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가구·인테리어 업계가 트렌드에 부합하면서도 최근 커진 홈퍼니싱 시장에 대응할 수 있는 상품을 내놓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