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판가 협상 이달 중 결론날 듯… 인상폭엔 함구철광석가격 톤당 93달러로 재차 급등… 철강사 수익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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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철강사들이 완성차, 조선사 등 수요가들과의 가격 협상에 고전하고 있다. 자동차강판, 조선용 후판 등 주요 제품 가격 인상폭을 놓고 이들과 수개월째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원료 가격이 급등하는 양상을 보여, 이번 협상 결과에 따라 올 한해 철강사들 수익성이 크게 갈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국내 철강사들은 4개월째 조선사들과의 후판 가격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가격 인상폭을 놓고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빅3와 여전히 대립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철강사들은 상·하반기 2차례 조선사들과 후판 공급 가격 협상을 진행한다. 올 상반기 공급 가격 협상이 시작된 시점은 지난해 12월. 4개월이 넘도록 협상이 진행되고 있지만, 여전히 인상폭을 놓고 신경전이다.

    철강사들은 수익 회복을 위해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두 차례 공급가격을 인상했음에도, 손익분기점을 넘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는게 철강사들 입장이다.

    최근 급등하는 원료 가격 추세는 이들의 논리를 뒷받침해준다. 이달 5일 기준 중국 통관 호주산 철광석 가격은 톤당 93달러를 기록했다. 무려 일주일새 톤당 9.3달러가 올랐으며, 지난 연말과 비교하면 20달러 이상 상승했다.

    조선사들은 지난해 두차례 가격 인상에 동의한 만큼, 올 상반기는 동결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앞서 철강사들은 2018년 후판 공급 가격을 상반기 톤당 5만원, 하반기 톤당 6만원 등 총 11만원을 인상한 바 있다.

    조선사들은 선가(船價)가 제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원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후판 가격 인상에는 더 이상 합의해 줄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협상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며 조선사들은 중국 등 수입산 후판 공급을 늘리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국내에 통관된 수입 후판은 16만8000톤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약 5만톤 증가한 수치다. 조선사들이 후판 공급 협상에 난항을 보이면서, 후판 수입량은 월간 15만톤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사들과 가격 협상이 상당히 진척된 것으로 안다"며 "이달 중에는 결론이 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 현대제철은 후판 외에 자동차강판 가격 협상에서도 애를 먹고 있다.

    현대제철은 현대·기아차와 상반기 가격 협상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모기업에 큰 소리를 내지 못하는 그룹사의 처지라 가격 인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현대·기아차의 악화된 실적도 협상에 어려움을 가중하는 요인이다.

    포스코는 이들의 협상이 마무리 된 뒤, 현대차와 자동차강판 가격 협상을 진행한단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제철에서 가격 인상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모기업을 상대로 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현대·기아차는 악화된 실적을 이유로 가격 인하를 주장하고 있다. 양측 입장차가 갈리며, 결국 동결 정도의 수준에서 마무리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원료 가격은 계속해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 수요가들과의 협상은 지지부진하다"며 "원료 가격 인상폭을 반영하지 못한다면, 올해 역시 어려운 상황을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