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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로엥이 준중형 SUV 'C5 에어크로스'를 출시하며, 내수 시장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준중형이란 차급에도 4000만원에 육박하는 비싼 가격과 낮은 브랜드 인지도에 벌써부터 생존이 불가능할 것이란 부정적인 관측이 제기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프랑스 PSA그룹 소속 시트로엥은 이달 뉴 C5 에어크로스 SUV를 출시하고, 최저트림 1.5 FEEL 판매가격을 3943만원으로 책정했다.
상위 모델인 1.5 SHINE 모델과 2.0 SHINE은 4000만원 초반에서 후반까지라는 대략적인 수준만 알려줬을 뿐, 정확한 가격은 공지하고 있지 않다.
시트로엥은 C5 에어크로스에 플래그십이란 용어까지 내걸며, 홍보에 주력하고 있다. 준중형 차급임에도 자사 모델 가운데 가장 상위 등급이란 이유에서다.
송승철 한불모터스 대표이사는 C5 에어크로스를 서울모터쇼에서 처음 공개하며 국내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 자신했다.하지만 당장 눈앞의 현실은 녹록치 않아 보인다.
가장 문제시되는 점은 국내 분위기를 반영하지 못한 가격이다.
일반적으로 대중이 생각하기에 시트로엥은 고급 브랜드가 아니다. 그럼에도 자사 플래그십이란 이유로, 준중형 차급에 4000만원이라는 가격을 책정했다. 물론 이 가격도 최저트림인 1.5 모델에 한정된 것이다. 2.0 모델은 이를 훌쩍 뛰어넘어 4000만원 중후반에 이른다.
국내에서 이 가격대로 시트로엥을 구매하려는 고객은 찾기 쉽지 않을 것이란게 중론이다. 더군다나 C5 에어크로스는 국내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준중형 SUV 차급에 속한다. 그만큼 상품성과 함께 가격 경쟁력을 갖춘 모델이 많다는 얘기다.
현재 국내 SUV 시장은 현대차의 싼타페, 팰리세이드 등이 이끌어 가고 있다. 이들은 준중형이 아닌 중형, 대형 SUV임에도 3000만원 중후반대의 경쟁력 있는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플래그십을 내세워 C5 에어크로스 홍보에 열을 올리는 시트로엥 앞날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는 이유다. 뿐만 아니라 수입차 시장을 돌아보면 폭스바겐의 티구안 등 쟁쟁한 경쟁자도 있다.
낮은 브랜드 인지도도 C5 에어크로스 판매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프랑스 PSA그룹에 속한 시트로엥은 대중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고급 브랜드가 아니다. 따라서 플래그십이란 전략이 크게 먹혀들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PSA 그룹은 고급 브랜드를 지향하는 DS를 선보였지만, 현재 분위기는 암울 그 자체다. DS는 1월 판매에서 5대라는 심각한 판매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저도 제주푸조렌트카에서 구매했단 것은 업계 누구나 아는 공공연한 사실이다. 2~3월 역시 정확한 수치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10대 이하일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PSA그룹이 고급 브랜드 DS와 시트로엥 C5 에어크로스 등을 출시하며 판매 회복에 매진하고 있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아 보인다"며 "DS 판매량 등으로 예상해 볼 때, C5 에어크로스 역시 내수에서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