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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14조원에 달하는 해외송금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금융권의 경쟁이 뜨겁다.
은행이 주도하던 해외송금 시장에 장벽이 걷히면서 저축은행과 우체국을 비롯해 인터넷전문은행, 카드사, 핀테크 기업들이 자유롭게 해외송금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어서다.
17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 등 시중은행들이 외국환거래은행을 신규 지정하거나 송금 거래를 하면 추첨을 통해 다양한 경품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은행이 독점해온 해외송금시장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금융당국이 지난해 P2P(개인간거래)업체와 증권, 카드사에게 문호를 열어준데 이어 내달부터는 저축은행과 우체국도 해외송금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내달부터 79개 저축은행 중 21곳에서 해외 송수금 업무가 가능하고, 내국인만 해외송금이 가능했던 우체국도 규제가 완화된다. 단위 농․수협도 해외 송수금 업무가 가능해진다.
현재 3000달러인 증권·카드사와 핀테크 등의 거래 건 당 해외송금 한도는 5000달러로 늘어난다. 연간 한도도 현재의 3만달러에서 5만달러로 확대된다.
해외송금 규제가 빗장이 풀리면서 은행권은 해외송금 시장 수성을 위해 고객모시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오는 6월말까지 해외송금 페스티벌을 실시한다. 이벤트 기간 동안 국민은행 영업점에서 외국환거래은행 지정정보를 이용해 건당 미화 1000달러 상당액 이상 `개인송금, 해외유학생 송금, 해외체재자 송금`을 하면 이벤트에 자동으로 응모된다. 공기청정기, LED마스크, 커피머신, 모바일 문화상품권 등 수십명의 고객들에게 경품을 제공한다.
또 인터넷뱅킹 및 KB스타뱅킹을 통해 국민은행을 외국환거래은행으로 신규 지정하는 고객을 모바일 커피 상품권을 지급한다. 외국환거래은행 신규 지정 후 해외송금 거래까지 완료한 고객 중 추첨을 통해 모바일 상품권도 준다.
KEB하나은행은 5월 말까지 3번 이상 해외송금을 한 고객에겐 스타벅스 기프티콘 2개를 제공한다.
송금거래가 많은 지역에 송금 편의를 제공하는 특화 서비스도 등장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2월 은력퀵 송금서비스 중극 특화 송금서비스로 중국내 수취인 이름과 유니온페이카드번호만 있으면 송금할 수 있는 서비스 선보였다. 중국인은 현지 은행 계좌로 실시간 송금을 받을 수 있다.
은행권은 이밖에도 상대방의 전화번호나 송금번호, 이름만 알면 간편하게 송금할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하거나 수수료를 낮추는 등 특화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계좌번호 없이 수취인 이름과 송금 핀(PIN) 번호만으로도 필리핀에 송금이 가능한 'NH-메트로 무계좌 해외 송금'을 선보였다. 수수료가 없고, 수취인은 필리핀 전역의 8000여 메트로뱅크 전 지점과 제휴 가맹점에서 송금액을 받을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해외송금시장 규모가 꾸준히 커지면서 이를 선점하려는 금융권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며 “경쟁을 통해 수수료도 떨어지게 되고 고객들의 요구를 반영한 서비스 경쟁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