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만에 모든 소송 취하, '특허 공유-칩셋 공급' 계약애플 신제품 부진 속 '광학솔루션-카메라모듈' 동반 침체5G 신모델 조기 출시 등 출하량 반등 기반 중장기 실적 개선 가능
  • ▲ 'CES 2019'에서 퀄컴 전시관. ⓒ연합뉴스
    ▲ 'CES 2019'에서 퀄컴 전시관. ⓒ연합뉴스
    애플과 퀄컴이 2년에 걸친 소송을 마무리했다. 애플이 사실상 '백기'를 들면서 퀄컴의 5G 모뎀칩을 공급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5G 아이폰' 출시가 예정보다 앞당겨질 것으로 관측되면서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는 LG이노텍의 수혜가 예상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과 퀄컴은 최근 모든 소송을 취하하고 특허 라이선스 및 칩셋 공급 계약을 체결한다고 발표했다. 법적 소송에 돌입한 지 2년여 만이다.

    구체적인 금액 및 계약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애플은 통신 모뎀 칩을 공급하는 퀄컴에 일회성으로 일정 금액의 로열티를 지급하고, 양측이 '2년 연장' 옵션의 6년짜리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는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애플의 차세대 아이폰용으로 퀄컴의 모뎀 칩이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애플은 특허공방과 맞물려 퀄컴의 모뎀 칩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최근 출시된 아이폰XS·아이폰XR 등에 인텔의 모뎀 칩을 사용해왔다. 하지만 당초 2020년 5G 모뎀칩 출시를 예고했던 인텔은 기술 개발 과정에 문제가 발생하는 등 지연 가능성이 제기됐다. 현재 5G 모뎀칩 공급업체가 퀄컴과 삼성전자, 화웨이 등으로 제한된 상황인 만큼 애플이 더 이상 5G 모델 출시가 늦어질 수 없다는 판단에서 퀄컴과 손을 잡은 것으로 해석된다.

    인텔은 애플과 퀄컴의 화해무드 소식에 돌연 '개발작업'을 중단했다. 밥 스완 인텔 CEO는 "5G의 기회와 네트워크의 '클라우드화'에 대해 매우 흥분하고 있지만, 스마트폰 모뎀 사업에서는 수익성과 긍정적인 수익률에 대한 명확한 경로가 없다는 것이 확실해졌다"며 "5G 네트워크 인프라 사업에는 계속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퀄컴의 5G 모뎀칩을 공급받을 수 있게 된 애플은 5G 아이폰 모델 출시일을 앞당길 가능성이 높아졌다. 관련업계 및 증권가에서는 애플의 5G 모델 출시를 이르면 내년 상반기까지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처럼 애플의 5G 모델 부재 리스크가 해소되면서 아이폰 판매량에 실적 영향을 받는 LG이노텍의 수혜가 전망되고 있다.

    LG이노텍은 지난해 말부터 최대 고객사인 애플의 신형 모델 부진 탓에 핵심 사업부인 광학솔루션의 매출이 감소하면서 실적 부침을 겪은 바 있다. 카메라모듈 생산량도 2017년 2억8742만개에서 지난해 2억3523만개로, 18.2% 감소했다. 올 1분기도 전년 동기 대비 매출 감소와 영업이익 적자전환이 유력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애플의 5G 모델 출시가 빨라진다면 내년 아이폰 판매량 전망치가 상향될 가능성이 높아져 LG이노텍을 비롯한 부품업체들의 실적 회복이 기대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기대감은 주가에도 반영되고 있는 모습이다. 애플과 퀄컴의 소송 취하 소식이 전해진 16일 LG이노텍의 종가는 12만1500원으로, 전일 대비 1000원 오른데 이어 17일에는 8000원 오른 12만9500원에 마감되기도 했다. 이는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치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까지 애플 출하량을 보수적으로 전망했던 요인 중 하나는 5G 모델의 부재였지만, 5G 모델 출시가 빨라진다면 내년 애플 스마트폰 판매량 전망치가 상향될 수 있다"며 "이와 맞물려 3D 센싱 탑재 시기 및 제품의 고스펙화가 함께 빨라져 애플의 주요 공급사인 LG이노텍 등의 투자 심리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LG이노텍의 경우 스마트폰용 비행시간 거리측정(ToF) 모듈을 양산해 첨단 3D 센싱모듈 시장 선점에 나선다고 밝힌 바 있다. 정철동 LG이노텍 사장은 "광학솔루션은 현재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카메라모듈에 3D 센싱 모듈을 더해 1등 지위를 더욱 확고히 다지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북미 고객사의 멀티 카메라 비중은 2017년 13.9%에 불과했지만, 2020년 82.2%까지 확대될 것"이라며 "5G 통신기능을 탑재한 신모델이 출시될 경우 교체수요 발생에 따른 출하량 반등으로 LG이노텍의 중장기적인 수혜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