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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금융소비자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은행 통장발급절차를 완화한다.
금융노조가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을 만나 금융권의 과당경쟁해소와 금융노동자들의 과도한 업무 부담해소를 요청한데 따른 것이다.
금융노조는 최근 금융노동자들의 권익을 보호할 뿐만 아니라 정책적 의사개진에 참여하는 등 활동영역을 넓혀가는 모양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허권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하 금융노조) 위원장과 관계자들은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을 방문, 윤석헌 원장과 면담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전달했다.
금융노조의 요구사항은 5가지다.
먼저 금융권 과당경쟁 근절을 위해 은행권의 현행 KPI(혁심성과지표) 평가항목의 대폭 축소와 금감원의 평가지침 마련을 요구했다. 연간 상시적으로 시행중인 각종 프로모션과 캠페인, 이벤트 중단도 포함됐다.
은행들의 기관금고 출혈경쟁을 자제시키기 위해 ▲출연금 규모 적정성 감독 ▲행정안전부와 금융위원회, 금감원의 테스크포스(TF) 구성 통한 개선안 마련 ▲관련법 개정 추진을 건의했다.
금리산정체계 개선도 담겼다. 저소득층과 고소득층,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과도한 금리차 축소를 통해 금융수혜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개선해달라고 요구했다.
금융노조는 금융노동자들의 과도한 업무부담 해소를 위한 미스터리쇼핑 방식 개선안도 금감원에 제시했다. 이들은 금감원 미스터리쇼핑이 소비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평가하는 게 아니고 상품 판매 과정에서 위법이 없었냐는 부분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지적해왔다. 불완전판매를 예방하기보다는 직원 부담을 가중시키고 고객 불만을 일으키는 등 부작용이 더 크다는 것이다.
이에 미스터리쇼핑 대상을 영업점 직원에서 상품을 신규가입 한 고객으로 바꾸고, 전년도 민원종합평가에서 하위 등급을 받은 금융기관만 선별적으로 미스터리쇼핑을 실시할 것을 제안했다.
또 대포통장 방지를 위해 깐깐하게 진행되는 통장 발급 절차를 완화해달라고 주문했다. 금융노조에 따르면 개인이나 기업고객(법인)이 영업점에서 통장을 만들려면 최대 1시간 이상이 소요돼 고객불편과 항의가 증가하고 있다.
금감원은 각 소관부서에서 금융소비자의 불편 해소와 금융노동자의 업무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이 같은 건의사항을 감독 정책에 적극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허권 금융노조 위원장은 “금융권 노동자 보호 대책을 금융당국에 전달했고, 윤석헌 원장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