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전쟁, 디지털 부서 확대…외부 인재 수혈고객 편의, 시장에 민첩 대응…의사결정 일원화우리은행 IT그룹 산하 IT기획단 신설, 임원 겸직
  • 금융지주들이 은행을 중심으로 올해를 디지털 전환 원년으로 공표하고, 업권을 넘나드는 조직개편을 통해 디지털 혁신에 힘쓰고 있다. 

    관련 조직을 확대하고, 외부에서 전문가를 영입하면서 보수적인 은행권의 순혈주의가 깨지는 분위기다. 이런 변화는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정립하고, 고객 편의는 물론 시장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함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최근 윤진수 전 현대카드 상무를 데이터전략본부장으로 데려왔다. 윤 전무는 은행 본부장과 KB국민카드 데이터전략본부장도 겸하는데 ICT(정보통신기술) 부문에서 첫 영입된 사례다. 윤 전무는 서울대 컴퓨터공학과에서 학사, 카이스트 전산학과에서 석·박사를 마치고 삼성전자·현대카드 등에서 빅데이터를 전담한 전문가다.

    하나금융지주도 삼성전자 DS부문 소프트웨어 연구소장(전무)을 역임한 김정한 부사장을 영입했다. 김 부사장은 고객 빅데이터와 신규 비즈니스 업무를 담당할 전권과 그룹 최고데이터책임자도 겸직하고 있다.

    우리금융도 적극적이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3월 ICT기획단을 신설하고 단장에 외부출신인 노진호 전 한글과컴퓨터 대표를 영입했다. 

    이달 들어서는 디지털 금융환경에 선제 대응하고 안정적인 IT서비스 제공을 위해 임원 겸직 발령과 그룹의 IT조직을 확대 개편했다. 우리금융의 IT자회사인 우리에프아이에스 이동연 대표이사가 은행의 최고정보책임자(CIO)를 겸임하고, 은행 IT그룹 산하에 IT기획단을 신설해 IT기획단장(상무 김성종)이 우리에프아이에스의 은행서비스 그룹장을 겸임한다. 임원 겸직을 통해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일원화 하고, IT사업을 신속히 추진하기 위해서다.

    또 우리에프아이에스 개발부서와 대응하는 은행 IT개발지원부서(금융, 디지털, 글로벌/정보 3개 개발센터) 신설하고, 우리에프아이에스의 디지털개발본부도 신설했다.

    NH농협은행은 지난주 디지털 리딩뱅크 도약을 경영비전으로 제시하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선포식을 가졌다. 추진전략으로 ▲디지털 뱅크 혁신 ▲디지털 신사업 도전 ▲디지털 운영 효율화 ▲디지털 기업문화 구현 등의 4대 전략과 이를 실천할 중점 추진과제를 수립했다.

    신한금융은 퇴직연금 사업에 사활을 걸었다. 지난 11일 열린 그룹경영회의에서 그룹사 단위로 나눠진 퇴직연금 사업을 그룹관점의 매트릭스 체제로 확대 개편하기로 했다.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 신한생명의 퇴직연금 사업부문제를 확대 재편한 것으로 그룹 내 어떤 금융사를 통해 퇴직연금에 가입해도 같은 수준의 고객경험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금융산업은 플랫폼과 데이터 경제로 전환이 예상되면서 금융-비금융 데이터 결합이 중요해졌다”며 “정부와 금융권이 금융분야 데이터활용과 정보보호 방안, 금융결제인프라 혁신방안 등을 적극 추진해 디지털금융 강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