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1.8% 성장률 전망은 최악 시나리오"2분기 회복세 전망…금리 인하 시기 'NO'"추경 불투명…정부 재정 성장률 높일 것"
  •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일 피지 난디에서 개최되는 '제22차 아세안(ASEAN)+3(한중일)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참석하기 전 기자간담회에서 주요 현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한국은행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일 피지 난디에서 개최되는 '제22차 아세안(ASEAN)+3(한중일)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참석하기 전 기자간담회에서 주요 현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한국은행
    [난디(피지)=윤희원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원·달러 환율의 연고점 경신에 대해 우리경제의 펀더멘털 우려는 감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민간이 제시한 1.8% 성장률 전망치는 우리경제에 대한 최악의 시나리오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마이너스 성장에 이례적인 요인이 있던 만큼 2분기 경기 회복세를 예상했다.

    ◆원·달러 환율 1168원…"외환 건전성 지표 안정적"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일 피지 난디에서 개최되는 '제22차 아세안(ASEAN)+3(한·중·일)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을 앞두고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원·달러 환율이 며칠 사이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우리경제의 펀더멘털은 양호하다"고 밝혔다.

    이어 "신용부도스와프(CDS프리미엄)와 외화차입 가산금리 등 외환 건전성 지표는 상당히 안정적이기 때문"이라며 "3월 말 기준 30원 정도 오른 것으로 당장 우리경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계량적인 평가는 이르다"고 말했다. 

    환율 상승의 요인으로는 글로벌 달러 강세, 외국인 투자자 배당금 송금에 더해 1분기 마이너스 성장에 따른 국내 경기 둔화 우려가 더해진 점을 꼽았다. 

    전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9.7원 오른 1168.2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달 24일과 25일 약 10원씩 오른 후 4월에만 세 번째 급상승이다. 이는 종가기준으로 지난 2017년 1월 20일 1169.2원을 기록한 이후 2년 3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이주열 총재는 "환율 상승 시 가격 경쟁력을 높여 수출을 높이는 쪽으로 작용하는 게 환율 이론"이라면서도 "국내 수출에 고품질 제품이 많아 품질 경쟁이 상당히 치열해진 만큼 환율이 수출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과거보다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2분기 경기지표 분위기 다를 것…시장 시각 과도"

    최근 한은이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3%로 발표한 이후 국내외 시선이 부정적인 데 대해서는 2분기 경기 회복을 강조하며 시장 달래기에 나섰다. 

    이 총재는 "1분기 이례적인 요인이 있던 만큼 향후 글로벌 여건도 점차 개선되고, 물가 상승률도 하반기 1%대로 올라설 것"이라며 "2분기 지표는 1분기와 분위기가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민간에서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1.8%까지 낮춘 부분에 대해서는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너무 의식한 것 같다"며 "1.8% 성장은 최악의 시나리오가 된다면 가능하겠지만, 합리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고 생각을 밝혔다.

    국채금리가 기준금리를 밑도는 등 금리 인하 기대감이 선반영된 것 아니냐는 의견에는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현재 경기와 물가에 대한 전망, 금융안정상황을 감안할 때 금리 인하를 검토할 시기가 아니다"라며 "시장이 다소 앞서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 지표 기저효과 지켜봐야"…추경 등 정부정책 기대

    이 총재는 추가경정예산 등 정부의 재정정책으로 경제성장률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단, 현재 추경의 국회 통과가 불투명한 만큼 본예산을 효율적으로 집행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중기적으로 재정 운용 시 경기 대응뿐만 아니라 생산성을 높히고 구조개혁을 뒷받침해 궁극적으로 잠재성장률을 높이는 데 역점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올해 우리경제의 큰 과제는 성장 잠재력을 높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정부가 편성한 6조7000억원 규모의 추경이 경제성장률을 0.1%포인트 끌어올리는 데 부족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에 대해서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번 한국 방문 시 9조원 규모의 추경을 권고했는데, 그에 못 미치니까 부족하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며 "올해 정부 예산은 총지출 증가율이 9.5%로 확장적 수준으로 편성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생산, 소비, 투자 등 국내산업활동의 지표가 모두 오르는 프리플 증가를 기록한 것은 2월 지표가 부진했던 만큼 기저효과가 상당 부분 작용한 것으로 진단했다.

    이 총재는 "2월 지표가 설 연휴 영향으로 부진한 데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한 만큼 이번 결과만 놓고 경기 흐름을 평가하기에는 조심스럽다"면서도 "정부의 재정 지출이 본격적으로 확대되고 부진한 수출과 투자가 차츰 완화되면서 성장률도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4월 소비자심리지수와 기업경기실사지수 등 기업과 민간의 심리지표가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며 "최근 지표와 심리가 엇갈린다는 얘기가 있지만, 내막이 어떻든 경기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본다"고 생각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