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이라 COO, 사장 승진… 책임 경영 강화 계속되는 성장 정체 신먹거리 급부상박 사장 새 브랜드 론칭·인수 전면 나서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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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중견긴업 세정그룹이 경영승계를 가속화한다. 박순호 세정 회장의 셋째딸 박이라 COO(최고운영책임자)가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본격적인 '2세 경영시대'를 열었다. 여성 특유의 젊은 리더십과 감각으로 성장 정체에 빠진 세정에 새로운 성장동력과 활력을 마련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2일 세정에 따르면 박이라 세정 COO 겸 부사장을 사장으로 임명했다. 이에 따라 세정 사장과 함께 세정과미래 대표이사, 세정씨씨알(CCR) 대표를 겸직한다.
지난 2005년 세정에 입사한 박 사장은 브랜드전략실장과 마케팅홍보실·구매생산조직 담당 임원 등을 맡아왔다. 열린 소통으로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에 유연하게 대처, 세정을 젊은 기업으로 바꾸는 데 큰 역할을 해오고 있다는 평이다.
박 사장은 2010년 고전하던 브랜드 'NII'의 리뉴얼을 단행해 신선하고 젊은 이미지를 불어넣었다. NII는 지난해 900억원의 매출을 돌파하며 10년 만에 최고의 성적을 기록했다.
인디안으로 대표되는 세정 대리점을 '웰메이드'로 젊은 감각으로 탈바꿈시켰고 주얼리 브랜드 '디디에두보'를 직접 론칭했다. 디디에두보의 매출은 2014년 150억원에서 지난해 460억원을 기록했다. 2016년에는 패션업에서 벗어나 복합 생활 쇼핑몰 '동춘175'와 '동춘상회'의 론칭을 주도, 차별화된 유통 플랫폼으로써 용인지역 랜드마크로 거듭났다.
세정이 박 사장에게 주요 계열사 사장으로 맡긴 것은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가 얼마나 중요한 시점인지 잘 보여주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내수침체와 글로벌 패션 브랜드의 공세로 새로운 활력이 필요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세정은 지난 2011년 매출 1조원을 돌파한 이후 지난해 1조700억원을 기록했다.
사실상 성장 정체에 빠진 상태를 타개하려는 세정의 시도가 엿보인다. 트렌드에 민감한 패션업계에서 오너일가 특유의 과감한 투자와 결단이 젊은층의 참신한 감각과 맞물려 시너지를 내겠다는 복안이다. 박 사장이 최근 새로운 브랜드 론칭이나 인수 전면에 나선 것도 그 일환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박 사장의 승진은 책임 경영의 일환일 것"이라고 풀이하며 "젊은 감각으로 보다 활기차고 유연한 기업 문화 정착에 더해 패션 브랜드의 위상 강화 및 기업 장기 성장의 토대를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사장은 미래 성장동력 육성에 집중할 계획이다. 세정그룹이 '라이프스타일 유통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 마련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의미다. 지난달에는 온라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코코로박스'를 인수해 사업 카테고리 확장에도 열올리고 있다.
박이라 사장은 "앞으로 박순호 회장을 도와 세정을 경쟁력 있는 패션기업 뿐 아니라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는 기업으로 키울 것"이라며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주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