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 신제품 출시 후 편의점서 '4캔 1만원' 프로모션'4캔 1만원' 행사 손실에도 점유율 향상 위해 프로모션 진행 하이트진로 "소비자 인지도 향상 위해 편의점 채널과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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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김은서(27·서울) 씨는 금요일마다 편의점에 들러 맥주를 구입한다. 수입 맥주를 다양하게 판매하고 4캔에 1만원으로 저렴하기 때문이다. 김 씨는 처음보는 ‘테라’를 장바구니에 담고 놀랐다. 영문으로 표기된 패키지를 자세히 살펴보니 국산 맥주였던 것. 김 씨는 “편의점에선 늘 수입 맥주를 할인하고 있어서 국산 맥주인지 몰랐다. 신제품의 맛이 궁금하다”고 설명했다.하이트진로가 9년 만에 선보인 맥주 신제품 ‘테라’의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신제품 출시 이후 편의점 유통 채널망을 빠르게 확보하는가 하면, 국산 맥주 중 이례적으로 ‘4캔 만원’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GS25 등 국내 주요 편의점에서는 지난 4월부터 ‘테라(500ml)’를 4캔 만원에 판매하는 프로모션에 나섰다.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테라’의 가격은 2700원. ‘4캔 1만원’ 프로모션시 800원가량 할인된다. 이와 함께 기존 맥주인 ‘하이트’(500ml)도 4캔 만원 프로모션에 동참했다.그동안 국산맥주인 카스와 하이트 등은 마트나 편의점에서 할인 없이 1캔에 2700원에 팔렸다. 우리나라에서 만든 맥주가 물 건너온 수입맥주보다 비싼 이유는 세금 부과체계가 다르기 때문이다. 국산맥주는 제조원가에 판매관리비, 마케팅비, 이윤 등을 모두 포함한 가격(과세표준)에 세금(주세 72%)을 매긴다.반면 수입맥주는 수입업체가 신고한 수입가격에 관세(0~30%)만 붙인 금액을 과세표준으로 정한 뒤 세금을 계산한다. 따라서 수입업체가 수입가격을 낮게 신고해 세금을 덜 낸 뒤 유통과정에서 판매관리비와 이윤을 붙여 판매가격을 얼마든지 조정할 수도 있다. 정가 4000원짜리 수입맥주가 사실상 2500원에 판매되는 이유다.앞서 국산맥주업체들도 수입맥주 ‘4캔 1만원’ 공세에 일시적으로 ‘4캔 만원’ 행사에 참여했다. 수입 맥주 출고량이 33만 1000㎘까지 가장 높았던 2017년에는 세븐일레븐, GS25 등 편의점에서 카스와 하이트 등 국산 맥주도 ‘4캔 1만원’에 동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같은 가격임에도 소비자의 국산 맥주의 선호도가 떨어지고, 마진율에 대한 점주들의 불만으로 일시적인 프로모션으로 그친 바 있다.하이트진로는 ‘테라’를 ‘4캔 만원’에 판매하며 일부 수익에 대한 출혈을 감수한 것으로 점쳐진다. 실제로 ‘테라(캔·500ml)’의 출고가는 1690원. 경쟁사의 국내 맥주 출고가가 1700원 선 가량인 것을 미뤄봤을 때, 영업손실을 감안한 프로모션이라는 의견이 나온다.주류업계 관계자는 “신제품이다 보니 소비자에게 제품을 알리는 것이 중요했을 것”이라며 “단순히 많이 팔아서 수익을 내는 것보다 초기 시장 안착을 위해 공격적으로 가격 정책을 펼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실제로 하이트진로는 상반기에는 테라의 홍보 활동에 집중해 단기간 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시장점유율을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그 결과 지난 3월 21일 출시 이후 한 달여 만에 약 3200만병(330㎖ 기준) 팔렸다.하이트진로 측은 “시장점유율을 높기이 위해 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4캔 1만원’ 프로모션도 그 일환”이라며 “편의점 측과 협의, 마진폭을 조율해 4캔 만원 행사를 진행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