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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증권이 숙원 사업이었던 단기금융업에 진출하게 됐다.
통합출범 이후 WM 자산규모가 급격히 불어났지만 이를 활용할 통로를 찾지 못했던 KB증권 입장에서는 발행어음 사업 진출로 숨통이 트이게 됐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2년간의 기다림 끝에 발행어음(단기금융업) 시장 진출권을 확보했다.
KB증권은 업계 3호 발행어음 사업자로서 내달부터 시장에 참여해 본격 경쟁에 돌입할 계획이다.
금융위원회의 인가 절차가 완벽히 마무리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발행어음 시장 진출을 대대적으로 선전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통합출범 직후부터 2년에 걸쳐 시장을 지속해서 노크해온 만큼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다.
숙원 사업의 진출이라는 상징적인 부분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은 막대한 WM 자금을 제대로 굴릴 수 있는 길이 비로소 열렸다는 점이다.
현재 KB증권의 WM자산 규모는 23.5조원 수준으로 집계된다.
50조원에 달하는 미래에셋대우나 NH투자증권, 30조원에 달하는 한국투자증권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지만 지난 1년간 WM자산 성장세(증가율)를 기준으로 하면 KB증권은 1년 동안 8조원 이상(54%)의 WM 자산을 불려 단연 돋보인다.
반면 그동안 발행어음 사업 인가가 계속해서 지연돼 자산이 불어났음에도 활용을 할 방법이 마땅치 않았다.
이에 따라 KB증권은 OCIO(외부위탁운용)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며 WM 부문에서 본격적으로 자금을 굴리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굵직한 주간사 타이틀을 따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위의 이번 발행어음 인가 결정은 KB증권 입장에서 큰 호재로 볼 수 있다.
KB증권은 공격적인 영업을 통해 시장 지배력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말까지 어음 약 2조원어치를 발행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2017년 부터 초대형 IB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면서 발행어음 사업을 지속적으로 준비해온 만큼 곧바로 관련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발행어음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KB증권의 강점인 WM부문 역시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KB증권의 WM부문은 KB금융그룹 내 자회사와 연계를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크다.
지난 1분기에도 KB증권은 부진했던 브로커리지 부문의 실적을 WM부문이 고수익 대체상품 판매 증가와 금융상품 관리자산 증가 등으로 메꾸며 호실적을 올렸다.
WM부문을 이끌고 있는 박정림 대표는 영업력 강화를 위해 상품 차별화와 획기적인 상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