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건설 영업익 84% 급락 등 4사 전년比 18% 감소규제 영향 '관망세' 확산… '전세가율-거래량' 동반 하락"국내 주택부문 침체 지속… 선제적 대응 방안 마련 절실"
  • ▲ '래미안 장위 퍼스트하이' 시공 현장. ⓒ성재용 기자
    ▲ '래미안 장위 퍼스트하이' 시공 현장. ⓒ성재용 기자

    비상장 대형건설 4개사의 1분기 영업이익이 2년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는 등 국내 주택 부문을 중심으로 한 건설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 이에 민간주택 부문의 선제 대응방안과 함께 공공 부문의 예산 투입 역시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16일 분기보고서 분석 결과 시공능력평가 상위 4개 비상장 건설사의 1분기 영업이익은 모두 2919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3574억원의 비해 18.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1분기 3999억원 이후 2년 연속 하락세다.

    영업익 감소는 원가율 증가가 한 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엔지니어링, 포스코건설, 롯데건설(별도), SK건설(별도) 등 4개사의 원가율은 90.6%로, 2017년 1분기 88.6%, 지난해 1분기 87.4% 등 최근 3년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포스코건설의 영업이익 하락세가 가장 컸다. 2017년 1분기 1378억원에서 올해 210억원으로 84.7% 급감했다. 2년새 1167억원이 쪼그라든 셈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도 8.40%에서 1.30%로 7.10%p 급락하면서 순이익도 983억원에서 20% 수준인 203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현대ENG도 1196억→1049억→1009억원으로 2년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다만 1조5000억원대 매출 규모를 유지하면서 6% 이상의 안정적인 이익률을 기록, 4개사 중 가장 높은 순이익(876억원) 증가율 31.9%를 보였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롯데건설은 1분기 기준 2년 연속 10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1156억원에서 1074억원으로 7.12%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매출액 증가(전년대비 15.8%)에 따른 기고효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익률은 8.59→8.73→9.00%로 3년 연속 증가세를 지속했다.

    SK건설은 4개사 중 가장 안정적인 실적을 시현했다. 유일하게 매출(1조7131억원)과 영업이익(626억원) 모두 증가세를 기록했을 뿐더러 직전 3년 평균 매출 1조5499억원과 영업이익 4940억원 모두 웃돌았다.

  • ▲ 비상장 대형건설 4개사 1분기 영업성적. 자료=분기보고서. ⓒ뉴데일리경제
    ▲ 비상장 대형건설 4개사 1분기 영업성적. 자료=분기보고서. ⓒ뉴데일리경제

    이 같은 전반적인 부진은 이들 4개사뿐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내 주택 부문의 침체로 건설시장은 16개월째 내리막을 걷고 있으며 국책연구기관도 주택 부문 부진 지속을 전망하면서 당분간 건설경기 하방압력을 이겨내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KDI 경제동향(5월호)'에 따르면 현재 건설경기 상황을 나타내는 건설기성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3월 기준 건설기성(불변)은 전월에 이어 마이너스(-)2.9%를 기록했다. 2018년 2월 -0.8%를 기록한 뒤 16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이다.

    KDI 측은 주택 착공과 건축허가 면적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당분간 주거 부문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도 주택을 중심으로 한 건설경기 부진이 외환위기 때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건산연 자료를 보면 국내 건설투자는 지난해 3분기 이후 올해 1분기까지 3분기 연속 5% 이상 감소했다. 건설투자가 3분기 연속 5% 이상 감소한 것은 외환위기 때인 1998년 2~4분기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이홍일 건산연 연구위원은 "최근 글로벌 시장에 큰 경제 악재가 없는 가운데 건설투자가 3분기 연속 5% 이상 감소한 것은 주택 분야를 중심으로 민간 건설경기가 빠르게 하락했고, 공공 부문 실적도 부진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정부의 각종 부동산 규제로 시장 관망세가 확산하고 있고, 전세가율과 주택 매매거래량이 동반 하락하면서 시장을 압박하는 형국이다. 주택시장의 침체가 우려되는 만큼 선제적 대응방안이 필요하다고 건산연 측은 주장했다.

    건산연 측은 "2017년 하반기부터 민간주택 부문 수주는 가파른 하락세를 보여 왔다"며 "민간주택건설의 침체가 건설시장뿐만 아니라 중개‧자재‧인테리어업을 비롯한 주택 관련 서비스업에도 타격을 줘 지역경제가 악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침체가 본격화되기 전 선제 대응방안을 수립할 때"라며 "경기 부양효과를 높이기 위해 공공부문 예산 투입 역시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들 4개사는 중장기 경기 침체를 대비한 내실 다지기에 본격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부채를 1년새 3273억원 줄이면서 부채비율을 148%에서 138%로 9.59%p 개선시켰다. 또 판관비도 3456억원에서 2759억원으로 줄였다. '빚 탕감'과 판관비 절감 등 자구노력으로 유동비율도 153%로 지난해 1분기 131%에 비해 21.3%p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