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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제약·바이오 주가가 좀처럼 침체된 분위기를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유한양행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는 내달 개최되는 ASCO(미국임상종양학회) 등을 앞두고 폐암 신약 '레이저티닙'의 임상 2상 결과 발표와 임상 3상 진입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유한양행이 레이저티닙의 새로운 임상결과를 공개한 지난 16일 주가가 전일 대비 0.43% 증가한 2만3600원을 기록한데 이어 21일에는 2만4500원으로 전일 대비 3.81% 상승했다.
레이저티닙은 유한양행이 지난해 얀센에 기술수출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신약이다.
레이저티닙은 비소세포폐암 중에서도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에 기존 치료제 투여 후 발생한 T790M 돌연변이가 있는 환자를 타깃으로 한다. 서양인 비소세포폐암 환자들 가운데 EGFR 유전자 돌연변이 환자 비중은 10%~15%인 반면 동양인들의 비중은 30~40%에 이른다.
이번 임상 1/2상의 최신 결과에 따르면 치료 기간의 중앙값은 9.7 개월이었고, 모든 환자에서 연구자 평가에 의한 객관적반응률(종양의 크기가 30% 이상 감소를 보인 환자의 비율)은 60%, T790M 돌연변이 양성 환자에서 64%, T790M 돌연변이 음성 환자에서 37%를 나타냈다. 측정 가능한 뇌병변이 있는 환자의 두개내 병변에 대한 객관적반응률은 50%로 나타났다.
특히 레이저티닙의 무진행생존기간 결과가 처음 소개됐는데, 모든 환자에서 8.1개월, T790M 돌연변이 양성 환자에서 9.5개월, T790M 돌연변이 음성 환자에서 5.4개월을 나타냈다.
또 레이저티닙 120mg 이상의 용량을 투여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추가 분석에서 무진행생존기간은 12.2개월로 늘어났다. 현재 임상 2상은 240mg 용량에서 진행하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객관적반응률 결과는 작년 미국임상종양학회에서 처음 공개한 수치와 유사한 수준이며, 무진행생존기간에 대한 결과는 최초 보고로서 우수한 결과로 평가되고 있다.
유한양행은 하반기부터 국내 임상 3상을 진행할 것으로 전망되며, 연말에는 임상 2상 결과를 바탕으로 국내 허가 신청에 들어갈 계획이다.
항암제의 경우 임상 2상 결과를 토대로 3상에 대한 조건부 승인을 획득할 수 있다. 따라서 조건부 시판 허가가 완료되면 내년 국내 출시도 예상할 수 있다.
이같은 기대감에 증권가에서도 유한양행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선민정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후기임상을 진행하고 있는 레이저티닙의 가치를 반영한다면 유한양행의 하반기 주가 업사이드는 충분하다고 사료된다"며 목표가 31만을 제시했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목표가 31만원과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며 "임상진전에 따른 신약가치 상승이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