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KDI·금융硏 모두 올해 성장률 2.4%로 하향 '낙관론' 고집하는 한은…하반기 전망 수정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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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불안이 가중되며 우리나라 경제의 앞날이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다. 

    주요 연구기관들이 줄지어 성장률을 내리고 있는 게 이를 뒷받침한다. 이는 한국은행이 경제전망을 발표한지 지 한 달여 만에 벌어지는 일이다.

    정부와 한은이 하반기 성장세를 전망하면서 낙관론을 펴는 가운데 주요 기관들의 비관적 전망이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한국개발연구원(KDI), 한국금융연구원 모두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6%에서 2.4%로 하향 조정했다. 

    연구기관들이 한뜻으로 성장률을 낮게 내다보는 것은 미·중 무역분쟁 등 불확실성에 따른 세계 경제 둔화와 교역량 감소, 이에 따른 수출과 투자 부진 때문이다. 특히 반도체 경기는 지난해 하반기 조정 국면에 진입하면서 올해 부진이 심화하고 있다.

    이러한 전망은 국내 연구기관뿐만 아니라 해외 주요 투자은행(IB), 주요 국제기구, 신용평가사 등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을 2% 초반으로 보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지난 3월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2.3%에서 2.1%로 낮췄고, 스탠다드 앤드 푸어스(S&P)도 2.5%에서 2.4%로 하향했다. 

    외국계 투자은행들(IB)의 관측은 더 부정적이다. 일본 노무라증권(1.8%), 영국 캐피털이코노믹스(1.8%), 네덜란드 ING그룹(1.5%) 등은 아예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1%대로 대폭 낮췄다. 

    이는 정부와 한은이 전망한 성장률과 전면 배치된다. 정부는 하반기 이후 빠른 경기반등을 예상하며 성장률 전망치를 2.6~2.7%로, 한은은 2.5%로 제시했다.

    한은은 지난달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을 0.1%포인트 낮췄다. 더불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도 마이너스(-0.3%)를 기록하며 우리나라 경기에 대한 시장의 부정적 인식이 강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주열 총재는 "앞으로 추경을 포함해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가 예상되고, 수출과 투자 부진도 차츰 완화될 것"이라며 "하반기부터 우리 경제의 성장세가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한은은 2분기에 1% 이상 성장하고, 3·4분기에 0.8~0.9%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올해 전망치 2.5%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부와 한은이 어려운 경제 현실을 인정하지 않고 재정지출만 기대를 걸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아울러 경제 낙관론을 깨고 노동생산성 개선을 통한 구조개혁으로 방향을 바꿔야야 한다고 지적한다. 

    KDI는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국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된 가운데 글로벌 성장세 둔화가 진행되면서 전반적인 수출의 빠른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어 "한국 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성장 기조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며 "무역갈등이 심각해질 경우 한국 성장률이 2.2~2.3%까지 후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융연도 "올해 1분기 경제가 예상보다 부진한 것으로 나타난 만큼 정부가 재정 집행 속도를 높이고 추가경정예산을 신속히 처리해 올해 안에 효과가 나타날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