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영업익 70억… 전년比 50% 줄어희망퇴직 통해 고정비 줄이고, 유증 통해 재무안정성 제고
  • ▲ 서울 강남구 소재 두산건설 본사. ⓒ성재용 기자
    ▲ 서울 강남구 소재 두산건설 본사. ⓒ성재용 기자

    지난해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한 두산건설이 인적 구조조정과 유상증자를 통해 반등을 꾀하고 있다.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거나 공종별 영업성적을 보면 1분기 실적이 '최악'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또 유증을 통해 자본이 유입된 만큼 재무건전성도 제고될 것으로 보인다.

    30일 분기보고서 분석 결과 두산건설은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3480억원, 영업이익 70억원의 영업성적을 기록했다.

    5000억원대의 순손실을 기록한 전분기에 비해서는 개선된 성적이지만, 지난해 1분기에 비해 매출(3494억) 0.38%, 영업이익(143억원) 50.5% 각각 감소한 것이다.

    특히 두산건설과 시공능력평가액이 비슷한 1조~2조원대 상장 중견건설사 7곳 중에서도 가장 낮은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영업이익률도 2.03%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태영건설·한신공영·계룡건설산업·한라·코오롱글로벌·아이에스동서 등 7개사의 평균 이익률은 6.43%다.

    이번 영업성적은 희망퇴직 실시에 따른 일회성 비용 178억원이 발생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두산건설 측 설명이다. 1분기 퇴직급여는 189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9억원보다 20.7배 뛰었다.

    실제로 지속적인 원가 절감 방안을 통해 원가를 100억원가량 낮추면서 원가율도 89.3%에서 87.1%로 개선됐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보다 73.9% 증가한 249억원, 순이익은 흑자 전환한 54억원"이라며 "희망퇴직 실시에 따른 판관비 절감 효과로 연내 약 220억원, 내년부터는 연간 300억원의 비용 개선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문별 성적도 나쁘지 않다. 매출의 73.8%를 차지하고 있는 건축 부문은 매출(2570억원, -3.53%)과 영업이익(160억원, -10.2%) 모두 지난해보다 하락했으나, 6%대 이익률은 유지했을 뿐더러 순이익은 234억원 손실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토목 부문의 경우 실적 개선이 더욱 뚜렷하다. 매출은 744억원에서 803억원으로 7.93% 늘어났으며 영업이익은 62억원 손실에서 53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순손실 폭도 148억원에서 10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무엇보다 지난해 매출액 1조5478억원의 4.81배에 달하는 수주잔액(7조4461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상장 중견사 7곳의 평균 수주잔액 2조7258억원을 크게 상회한다.

    권기혁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부동산 경기 하강시기에 기 확보된 매출원을 통해 외형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분양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낮은 정비사업이 수주잔액의 45.5%를 차지하고 있어 부동산 경기 변동에 따른 실적 가변성을 완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지난해 착공한 남양주 묵현 위브, 광명16구역 등의 매출이 올해부터 본격화되고 부산 좌천범일 통합3지구 등이 신규 착공할 계획이다. 중장기 먹거리를 확보한 것은 물론, 건설 산업 내 오랜 업력 등을 감안하면 사업안정성은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올해 매출 목표는 지난해보다 28% 증가한 2조원가량"이라며 "지난해 착공 프로젝트의 매출 본격화로 2분기 이후 매출 증가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 자료사진. '동탄신도시 두산위브'. ⓒ두산건설
    ▲ 자료사진. '동탄신도시 두산위브'. ⓒ두산건설

    또한 두산건설은 10일 두산중공업(출자금액 3000억원) 등 특수관계자로부터 3154억원의 유증을 받아 만기도래 차입금 일부를 상환했다.

    유증에 따른 자본 확충과 차입금 감축으로 부채비율은 200%대로 낮아질 것으로 두산건설 측은 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자비용도 연간 250억원 이상 절감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관계자는 "희망퇴직에 따른 인건비 등 판관비 절감과 유증을 통한 이자비용 감소와 더불어 지속적인 매출 증가로 향후 실적 개선이 뚜렷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계열사에 디비씨 지분을 매각(109억원)하고, 창원2공장 등 추가 보유자산 매각을 추진하는 등 유동성 확보에도 힘쓰고 있다.

    황덕규 나이스신용평가 실장은 "기 수주 프로젝트의 점진적 진행, SOC 수주 확대 등을 고려할 때 현 수준의 매출 규모는 유지가 가능할 전망"이라며 "진행 민간건축 프로젝트의 양호한 채산성, 구조조정을 통한 고정비 감소 등을 고려할 때 2019~2020년 3% 이상의 EBIT마진율 시현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수주잔고와 일회성 손실을 제외한 평균 원가율, 구조조정에 따른 연간 300억원가량의 인건비 축소 및 유증 대금을 차입금 상환에 사용함으로써 절감되는 연간 200억원 안팎의 이자비용을 감안했을 때 일정 수준 수익창출력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