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수동적 전략에서 벗어나 적극적 전략 펼칠 것"회사 경영 철학인 '수송보국' 이념 이어 나가며 안전 문제 최우선
  •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정상윤 기자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정상윤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저비용항공사(LCC)와의 경쟁에서 향후 공격적인 전략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 미디어브리핑에서 조원태 회장은 "대한항공은 그동안 저가항공사에 대해 수동적인 전략을 펼쳐왔다"며 "다만 LCC가 급성장하면서 더이상 간과할 수 없다고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부적으로 많은 검토와 의견을 나눈 결과, 앞으로는 과감한 전략으로 대응해 나가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에는 진에어,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6곳의 LCC가 있다. 더불어 올해 초 국토교통부가 에어프레미아, 에어로케이, 플라이강원 등을 신규 LCC로 지정하면서 LCC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더불어 지난 달 중국 운수권 배정 당시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등 LCC들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제치고 많은 수의 노선을 확보한 바 있다. 

    결국 이제는 경쟁상대로 성장한 LCC들을 무시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LCC와의 경쟁에서 차별화를 두기 위해 지난해부터 미국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를 강화하고 있다. 델타항공과의 조인트 벤처를 통해 미국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항공편을 함께 운항하고 있다.

    델타항공의 네트워크를 공유하면서 태평양 지역에서 신규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 동남아, 일본 등 근거리 지역의 경우 LCC와 가격경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에 장거리노선에 집중하면서 수익을 높이는 전략을 선택했다.

    이날 조 회장은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를 통해 꾸준히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으며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 "안전문제 타협 없다… '수송보국' 이념 이어갈 것"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안전문제에 대해서는 어떠한 양보와 타협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전을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그 무엇보다 우선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초대·선대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철학인 '수송보국' 이념을 이어받아 사업을 계속 이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조 회장은 "경쟁력 강화, 시대의 변화 등에 따라 부분적으로 바뀌는 점은 있겠으나 기본 철학에 대해서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수송사업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직원들의 처우 개선에 대해서도 놓치지 않았다.

    조 회장은 객실승무원이 부족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으며 가족 문제와 IATA 총회 준비 등으로 그동안 관련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점을 인정했다. 

    그는 "대한항공을 이용하는 승객 뿐 아니라 (나에게 있어서는) 직원들이 가장 큰 고객이다"며 "최근 퍼스트클래스를 없애고 비즈니스 서비스를 간소화했는데 이는 승무원들의 업무를 줄이는 데도 한 몫 것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피해는 크지 않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미중 분쟁 초기에 빠르게 대응했다고 평가한다. 화물 산업이 많은 영향을 받는데 우리 사업은 여객수송이 주된 부분이라 피해는 예상보다 크지 않다"고 전했다.

    한진그룹 계열사인 진에어에 대해서는 지난해 LCC 경쟁 과열로 인해 실적이 악화됐다고 전했다. 진에어는 지난해 국토교통부의 제재조치로 인해 1년 가까이 신규항공기 도입 및 신규 운수권 확보 등이 금지된 상황이다. 

    조 회장은 "진에어는 국토부가 제시한 조건을 모두 충족시켰으며 현재는 국토부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며 "제재 조치로 인해 성장을 못한 것은 사실이나, 거꾸로 보면 그 기간 동안 내실을 다지고 수익성을 강화하는 기회로 삼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한항공은 올해 IATA 가입 30주년을 맞이했으며 대한민국에서 최초로 IATA 연차총회를 치루는데 큰 역할을 했다. 

    이번 IATA 서울연차총회에는 전세계 290여개 항공사 CEO 및 임직원과 1000여명이 넘는 항공업계 관계자들이 모여 전세계 항공산업 발전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조 회장은 IATA 연차총회가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도와준 사람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는 "총회 기간 동안 날씨도 좋고 진행도 매끄러워서 전세계 항공업계 관계자들에게 한국에 대한 좋은 인상을 남겼다고 생각한다"며 "대한항공은 업계 리더로 항공산업을 선도할 계획이며 이번에 집행위원회에 선임된만큼 앞으로도 열심히 활동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스카이팀 의장을 맡게 된 소감을 묻는 질문에는 "스카이팀 의장으로 선출돼 책임감이 막중하다"며 "앞으로 스카이팀이 다른 항공동맹체와의 경쟁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