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올리브네트웍스 분할로 주가 반등 기대최근 2015년에 비해 주가 70% 가까이 하락계열사들 실적 부진과 투자 확대도 영향
  • ▲ CJ THE CENTER. ⓒCJ
    ▲ CJ THE CENTER. ⓒCJ
    CJ그룹이 CJ올리브네트웍스 분할 등을 통해 승계 불확실성을 줄였는데도 지주회사 주가는 여전히 부진하다. 주요 계열사의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친 데다 과감한 투자 확대에 따른 평가가 주주들 사이에서 엇갈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CJ그룹 지주사인 (주)CJ는 지난 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0만1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2015년 30만원까지 올랐으나 당시와 비교하면 주가는 70% 가까이 하락했다. 지난달 말에는 주가가 9만9100원까지 떨어지며 10만원선도 깨졌다.

    앞서 CJ그룹은 지난달 29일 이사회를 열고 CJ올리브네트웍스의 올리브영 부문과 IT부문 법인을 인적분할한 뒤, IT부문을 CJ주식회사의 100% 자회사로 편입한다고 밝혔다. 분할비율은 IT부문 45%, 올리브영 55%다. 분할된 IT부문은 CJ주식회사와의 포괄적 주식교환을 거쳐 CJ의 100% 자회사로 편입된다.

    업계에선 이번 지배구조 개편이 (주)CJ 주가 반등을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주가에 영향을 줬던 승계 불확실성이 일정 부분 해소됐기 때문이다. 그간 CJ그룹 오너 일가에 유리하게 경영권 승계가 이뤄지기 위해선 지주사 주가가 하락해야 한다는 논리가 있었다.

    CJ와 CJ올리브네트웍스의 합병안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제일제당 부장이 CJ 지분을 확대할 수 있는 가장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로 꼽혀 왔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CJ는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로 2015년 이후 주가가 오랜 시간 부진했지만 이번 주식 교환 과정에서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을 포함한 오너 일가가 CJ 지분을 마침내 확보해 시장의 걱정을 덜어냈다"며 "이번 개편은 주가 반등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주가가 좀처럼 오르지 않아 투자자들의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CJ올리브네트웍스의 인적분할로 승계 이슈가 해소된 만큼, 주가 상승을 기대하고 있었지만 상황이 나아자지 않자 답답하다는 반응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지배구조 개편은 (주)CJ 주가가 바닥이라는 신호와 다름없다면서 더 이상 떨어질 곳이 없다고 분석하거나 승계 작업이 끝나기 전까지는 주가 하락을 막을 수 없다는 해석이 함께 제기되고 있다.

    한 소액주주는 "빨리 승계작업이 끝나고 제발 주가를 부양해 주가가 오르기만를 바라고있다"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또 다른 주주는 "현재 주가가 바닥은 맞는 것 같은데 언제 오를 지는 미지수"라면서 희망 섞인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주가 부진에 영향을 준 것은 승계 이슈 뿐만이 아니다. 재계에선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도 지주사 주가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최근 그룹의 투자 집중 전략도 투자자들의 지지를 크게 얻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CJ제일제당의 1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CJ제일제당의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8% 감소한 1791억원, 순이익은 43.3% 줄어든 409억원을 기록했다. 엔터테인먼트 관련 계열사도 최근 영화 기생충 효과로 덕을 본 CJ ENM 외에는 성과가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오는 2020년까지 36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히고, 외형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CJ그룹 차입금이 증가해 재무구조가 악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으로 CJ그룹이 재무부담을 어떻게 통제하느냐에 따라 신용도도 달라질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그룹 지주사의 주가는 여러가지 요인에 의해 좌우될 수 있다"면서 "(주)CJ의 경우 CJ올리브네트웍스 분할로 승계 이슈는 어느정도 해소됐지만, 계열사 실적 부진과 그룹의 외형 확대 전략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