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부터 두 달 간 임원 리더십 세미나'삼성다움 복원' 전 계열사 임원에 공통 교육반도체 불확실성 커진 대내외 경영환경 전사적 대응
  • 삼성이 그룹 내 모든 계열사 임원을 소집해 '위기 극복'을 위한 리더십 세미나를 개최한다. 반도체 사업 위기와 경영 환경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국내외 임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삼성의 리더십을 다시 세우는 계기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 전 계열사는 이달 말부터 오는 4월까지 약 두 달 간 임원들을 소집해 리더십 세미나를 연다.

    통상 해마다 이 시기에 임원 리더십 교육을 진행하고 있지만 올해는 삼성의 대내외적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을 반영해 '삼성다움 복원을 위한 가치 교육'이라는 주제를 전면에 내걸었다.

    이 세미나에는 삼성 60여개 계열사 임원 약 2000명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 용인에 있는 삼성인력개발원 호암관에서 진행된다. 세미나 주요 내용에는 위기 돌파를 위한 임원의 역할과 책임, 조직관리 역량 강화 등이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은 내부에서 임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리더십 교육과 세미나를 수시로 개최한다. 특히 연말 인사와 조직개편을 마치고 이듬해 1분기 경에는 신규 임원들은 물론이고 계열사 임원들이 각기 필요한 교육을 받는 구조다. 하지만 이번처럼 '삼성다움 복원'을 주제로 모든 임원들이 같은 교육을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트럼프 정부 2기를 맞아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고 반도체 등 주요 사업에서 위기가 현실화되면서 예년과는 달리 임원들의 통합 리더십 교육을 추진하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특히 지난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은 유례없는 실적 부진으로 사업부문장이 직접 사과문을 올렸을 정도로 위기감이 극대화된 상황이다. 수십년째 글로벌 1위 자리를 이어오고 있는 D램은 지난해 점유율이 41.3%까지 떨어지며 하락세가 이어졌고 AI(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에서 HBM(고대역폭메모리) 분야에서 경쟁사에 선두를 내줬다는 점이 뼈 아프다.

    스마트폰이나 가전, TV, 전장사업 등에서도 시장 경쟁이 더 치열해지면서 가까스로 지키고 있는 1위 타이틀을 내줄 위기에 처했다. 중국업체들이 미국과의 대립 상황 속에서도 첨단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고 주요 전자제품 시장에서도 공세를 강화하면서 삼성이 설 자리를 잃고 있다는 평가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부당합병 등 혐의 재판에서 2심까지 완전 무죄를 선고받고도 또 다시 사법리스크에 갇혔다는 점도 삼성으로선 위기 탈출이 쉽지 않은 배경 중 하나다. 검찰이 2심 판결에도 불구하고 곧바로 대법원 상고를 결정하면서 등기이사 복귀로 책임경영 전면에 나설 것이라고 기대됐던 이 회장의 행보에 다시 발목이 잡혔다.